
이에 고교 2학년 시절, 우영재의 싱싱한 어깨를 주목했던 필자는 어느 날 주말리그 후반기가 열릴 때 즈음 “어깨 힘이 좋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투수를 시켜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건넨 바 있다. 이에 당시 우영재의 부친인 우승화 씨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나, 선수 지도에 대해서는 100% 권용배 감독님께 맡겼으니, 자질이 있어 보이면 시키지 않겠는가.”라며 필자의 의견에 공감한 바 있었다.
올 시즌 도약을 노리는 ‘동강대 끝판왕’ 우영재
그러나 사실 당시 필자의 이야기는 단순 제안이었을 뿐, 우영재의 ‘투수 데뷔’가 정말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2학년 막바지였던 2012년 9월, 전주고 권용배 감독은 후반기 주말리그에서 우영재를 투수로 등판시켰다. ‘전주고 끝판왕’의 탄생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볼 스피드에 대한 평가는 잠시 뒤로하더라도, 강한 어깨에서 비롯된 묵직한 볼 끝은 고교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었다. 당시를 떠올린 우영재는 “사실 첫 등판에서는 너무 떨어서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물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투수 수업을 쌓기 위한 ‘고된 훈련’은 필수적이었다. 특히, 제주도에 차린 동계 훈련장에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뛰며, 군말 없이 훈련에 임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이었을까. 전주고는 2013시즌 전 열린 ‘제주 야구 협회 주관, 전국 우수 고교 초청 윈터리그’에서 4승 2패의 성적으로 제주고와 공동 우승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그 기세를 틈타 시즌 중에는 전국무대 본선(대통령배 고교야구)에서 오랜만에 1승을 신고하며, 과거와는 확실히 달리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더 많은 것을 보여주기에 1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았고, 전주고 자체의 전력도 타교와 비교하여 아직 정상 궤도로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프로의 눈’은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이 큰 우영재의 존재를 놓치지 않았다. 그 중 현역 시절, ‘한국시리즈 MVP’에도 올랐던 문희수 현 동강대 감독과 빙그레 이글스(한화 이글스 전신) 시절,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던 이동석 새한대 감독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대학 무대에서 잘 다듬을 경우, 충분히 프로에 도전해 볼 만하다는 계산이 서 있던 터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영재의 선택은 동강대였다. 그리고 그는 ‘동강대의 끝판왕’으로 새로 태어나기 위해 현역 시절, 큰 경기에 강했던 문희수 감독의 집중 조련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7월, 동강대학교는 2014 하계 2부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 강호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 체전에서는 동강대가 광주 대표로 참가하는 등 전국 대학 야구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바 있다.
나름대로 얻은 것이 많았던 지난해를 뒤로하고 우영재는 올해 2학년 졸업반으로 신입생을 맞이하게 됐다. 선임이 된 만큼, 지난해보다 많은 출장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선발/구원을 떠나 여전히 싱싱한 어깨를 자랑하는 만큼, 이번 동계 훈련이 그에게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충분히 ‘제2의 송유석’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큰 편이다. 이에 대해 우영재에게 올해 각오를 묻는 질문을 던져 봤다.
“목표요? 당연히 팀 우승입니다. 우승할 때 제가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내심 MVP까지 받아 봤으면 좋겠습니다(웃음). 하지만, 역시 모든 선수들의 최종 꿈은 프로 지명이겠죠.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무엇보다도 야구를 즐길 줄 아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당찬 각오 속에서 더 나은 내일을 약속하는 동강대 투수 우영재. 그의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해 본다.
◆ 스카우팅 리포트 ◆
1. 성명 : 우영재
2. 소속/포지션 : 동강대학교 2학년 / 투수
3. 생년월일 : 1995. 4. 9
4. 투타유형 : 우투우타
5. 체격조건 : 183cm, 85kg
6. 특징 : 싱싱한 어깨에서 비롯된 묵직한 직구에 주목. ‘제2의 송유석’으로 성장 가능성 큼.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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