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덧 데뷔 34년, 예능인 이경규는 최초로 'SBS 연예대상'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의 이름이 불리자 예능인 후배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오랫동안 변치 않는 열정에 대한 존경의 표시였다. 유재석, 강호동, 김병만 등 대상 후보들은 자신의 일처럼 그의 대상 수상을 기뻐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정말 감사하다. 생각지도 못했고, 쟁쟁한 후배들과 경쟁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이런 상을 받고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유재석, 강호동, 김병만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했다.
가족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와중에는 돌아가신 부친 생각에 눈시울을 붉혔다.
이경규는 "올 한해 정말 힘들었다. 몸도 많이 안 좋았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버님이 세상을 떠나셨다. 아버지로부터 많은 재능을 받았는데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이 상을 바친다"고 감격에 찬 소감을 이어나갔다.
마지막으로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려운 것 같고, 초심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이 상을 계기로 신인들과 함께 치열하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작가들의 이름을 잘 모른다'며 '김 작가, 박 작가' 등에게 감사를 표해 장내를 한바탕 웃음 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이경규는 지난 30일 열린 '2014 SBS 연예대상'(이하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에 올랐다. 후보였지만 그의 수상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후보에 오른 MC 유재석, 강호동, 김병만 등의 후배들이 워낙 막강했던 탓이다.
유재석은 앞서 열린 두 지상파 방송사의 연예대상에서 모두 대상을 석권했다.
SBS에서도 유재석의 기류는 상승세였다. 올 한해 아시아 권에 몰아친 '런닝맨' 바람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프로그램의 힘과 일련의 분위기로 유재석은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로 점쳐졌다. 방송 3사에서 대상을 수상해 그랜드슬램을 할 것이라는 추측도 많았다.
'런닝맨'과 유재석은 'SBS 연예대상'에서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 상', '시청자가 뽑은 최고 인기상'을 수상해 그 저력를 증명했다.
강호동과 김병만이 진행하는 프로그램들 역시 10%가 넘는 시청률을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이경규가 MC를 맡은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는 여전히 파급력은 있어도 이전만큼의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진행 능력과 별개로 프로그램 성적도 MC의 역량으로 평가되는 일이 허다해 '유력한 대상 후보'로 점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
그러나 결국 SBS의 선택은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들의 MC가 아닌, 꾸준히 변치않는 기량을 보여준 이경규였다. 소리없이 강한 그의 관록이 오랜 세월 끝에 인정받는 순간이었다.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ywj201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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