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바로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2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은 6-4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섰다.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다.
이날 승리의 출발점은 선발 최원태의 조기 교체였다. 삼성은 2회초까지 2-0으로 앞서 있었다. 그러나 2회말 최원태가 2사 후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2 동점을 내줬다. 아직 경기 초반이었지만 박진만 감독은 망설이지 않았다. 선발투수가 2이닝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과감하게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원태에게 더 기회를 주기보다 경기의 흐름부터 지키겠다는 판단이었다.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신인 배찬승이었다. 부담이 큰 상황이었지만 배찬승은 위기를 막아내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만약 여기서 추가 실점까지 나왔다면 경기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다. 박 감독의 빠른 결단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삼성은 배찬승에 이어 이재희를 투입했고, 이재희는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라는 부담에도 흔들리지 않고 제 역할을 해냈다. 박 감독은 최원태가 일찍 내려갈 가능성에 대비해 배찬승과 이재희를 미리 준비시켜 놓았다고 밝혔다. 즉흥적인 교체가 아니라 상황을 예상한 준비된 승부수였던 셈이다.
타선도 감독의 결단에 응답했다. 르윈 디아즈의 홈런과 류지혁의 투런 홈런이 터졌고, 4-4로 맞선 7회에는 박승규가 결승 2루타를 때려냈다.
마운드 운용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박 감독은 6회 원태인까지 투입하며 승리를 향한 총력전을 펼쳤다. 원태인이 나성범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하는 위기도 있었지만, 삼성은 역전을 내주지 않았고 결국 승리를 지켜냈다. 9회에는 미야모리 사토시가 김도영을 잡아내며 마지막 고비를 넘겼다.
물론 감독의 승부수가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상황을 읽고 결단을 내리는 타이밍이다. 선발투수의 이름값이나 투입한 자원에 대한 미련 때문에 교체 시점을 놓쳤다면 삼성은 다른 결과를 받아들었을지도 모른다.
박진만 감독은 최원태가 흔들리자 기다리지 않았다. 준비된 불펜을 즉시 가동했고, 선수들은 그 믿음에 결과로 답했다. 올 시즌 삼성의 수많은 경기 가운데서도 이번 승부는 감독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장면으로 남을 만하다. 최원태를 일찍 내린 결정 하나가 배찬승과 이재희의 호투로 이어졌고, 삼성은 시리즈의 주도권까지 움켜쥐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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