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시즌 막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KT 위즈의 샘 힐리어드가 오스틴을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22일 SSG전에서 힐리어드는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38호 홈런을 기록했다. 타점도 120개까지 끌어올렸다. 오스틴은 홈런 39개, 타점 122개다. 홈런은 1개, 타점은 불과 2개 차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강철 감독의 과거 발언이다. 이 감독은 최근 "김도영이 우리 팀 4번 타자였다면 200타점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까지 했다. 힐리어드의 타점 생산 능력에 대한 이강철 감독의 기준이 그만큼 높았다는 의미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자. 힐리어드는 어느새 120타점이다. 이강철 감독이 아쉬워했던 바로 그 타점 능력이 시즌 막판 폭발하면서 오스틴의 MVP 레이스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KT가 정규시즌 1위까지 차지한다면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워진다. 개인 성적에서 오스틴을 따라잡고, 팀 성적에서는 KT가 LG를 앞선다면 힐리어드의 MVP 경쟁력이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
물론 MVP는 단순히 홈런과 타점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즌 막판까지 두 선수가 비슷한 개인 성적을 유지하고 팀 성적까지 엇갈린다면, 투표권을 가진 기자들이 힐리어드의 시즌 전체 활약을 다시 들여다볼 이유는 충분하다.
결국 이강철 감독이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표시했던 힐리어드의 타점 생산력이 시즌 마지막에 오히려 MVP 경쟁의 핵심 무기가 되고 있다. 이강철 감독 입장에서는 꽤 재미있는 상황이다. "김도영이면 200타점"이라고 했던 감독의 말이 무색하게, 정작 자신의 4번타자 힐리어드가 오스틴을 끝까지 추격하고 있다.
과연 힐리어드가 오스틴까지 넘어 MVP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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