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위를 달리는' 노르딕 스키의 대표종목 크로스컨트리 세계대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9180705000753005e8e941087118222121234.jpg&nmt=19)
노르딕의 어원은 고대 노르드어(Old Norse)로 '북쪽'을 뜻하는 '노르드(nordr)'에서 유래했다. 지리적으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는 일 년의 절반 이상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이는 혹독한 곳이다. 이 지역은 거대한 알파인(알프스) 산맥처럼 가파르고 뾰족한 절벽보다는, 완만하게 이어지는 구릉지와 광활한 숲, 평원이 주를 이룬다. 따라서 이곳의 스키는 '언덕을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평지와 언덕을 넘나들며 이동하는 것'에 최적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북유럽(Nordic)이라는 특수한 지리적 환경에서 태어난 이동 수단이라는 점에서 '노르딕 스키'라는 명칭이 탄생했다.
한국 언론이 노르딕 스키라는 고유 명칭을 본격적으로 지면에 올리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이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경향신문 1962년 2월16일자 ’19個國(개국)의 選手(선수)가參加(참가)할듯 「자코파네」스키선수권대회로결정‘ 기사는 ’국제스키연맹 운영위원회는 15일 이곳에서 내주부터 열릴 세계노르딕」종목「스키」경기대회를원래 계획한대로 세계선수권대회로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하였다이결정은「스키」연맹위원장「마르크·흘터」씨의 최종승인을 얻어정식으로 발표될것이다‘고 전했다. 이 짧은 문장은 한국 사회에 노르딕이라는 지리적·문화적 개념이 스포츠 용어로서 공식적으로 수용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이다. 당시만 해도 척박한 국내 동계 스포츠 환경 속에서 유럽의 설상 종목은 외신을 통해 번역·소개되는 단계였지만, 언론은 이미 알파인과 구분되는 노르딕이라는 명칭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노르딕 스키라는 명칭은 단순한 지명을 넘어, 북유럽인들의 삶의 철학과 문화적 정체성을 대변한다. 노르딕 스키의 대표 종목인 크로스컨트리는 엔진이나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직 두 다리와 스틱, 그리고 자신의 폐활량만으로 설원을 가로지른다. 이는 대자연을 파괴하거나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품속에 순응하며 그 속을 달리는 북유럽 고유의 아웃도어 문화와 맞닿아 있다.
1924년 제1회 샤모니 동계올림픽 당시부터 노르딕 종목들은 핵심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당시 북유럽 국가들은 이 종목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고, 노르딕이라는 이름은 곧 설상 종목의 전통과 권위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됐다. (본 코너 1906회 ’왜 ‘설상(雪上) 종목’이라 말할까‘ 참조)
노르딕 스키라는 이름 속에는 수천 년 전 북유럽의 눈밭을 헤쳐 나가며 생존했던 선조들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단순히 지리적 출신 성분을 뜻하는 것을 넘어, 자연과 호흡하며 전신으로 설원을 개척해 온 인류의 역동적인 기록—그것이 바로 이 스키 앞에 노르딕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이유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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