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네소타 트윈스는 29일(한국시간) 로스터 정리를 단행하며 고우석을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하는 양도지명(DFA) 조처를 내렸다. 지난 7월 꿈에 그리던 빅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단 4경기 등판 후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결국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구단의 전력 구상에서 제외되는 상황까지 맞았다.
올해로 미국 진출 3년 차. 고우석에게 이번 DFA는 갑작스러운 충격이라기보다 그동안 이어진 냉정한 평가의 결과에 가깝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고우석은 이후 마이너리그 생활과 팀 이동을 반복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원소속팀 LG 트윈스의 복귀 제안도 있었지만, 그는 미국 잔류를 선택했다. 차명석 단장이 직접 미국까지 찾아가 설득했지만, 고우석은 아직 증명할 것이 남아 있다며 도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트리플A에서도 안정감을 찾지 못했고, 빅리그 4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여기에 이물질 규정 위반 논란과 징계까지 겹치며 반등의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미네소타는 40인 로스터 한 자리를 위해 고우석을 정리 대상으로 선택했다.
물론 MLB 도전 자체가 실패라고만 평가할 수는 없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세계 최고 무대의 문을 두드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는 있었다. 하지만 프로는 도전보다 결과로 평가받는 냉정한 세계다.
현재 고우석이 처한 상황은 분명하다. 그는 더 이상 선택받는 선수가 아니라 선택을 기다리는 선수가 됐다. 웨이버 기간 동안 새로운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마이너리그 잔류 또는 새로운 행선지를 찾아야 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이미 3년을 미국 무대에 투자했다. 그러나 지금 고우석 앞에 놓인 것은 빅리그 재도전의 희망보다 불확실한 마이너리그 생활일 가능성이 높다. 30대에 접어드는 투수에게 매 시즌은 소중하다. 재도전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회복해야 할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선택지는 무엇일까. 바로 LG 복귀다. LG는 여전히 고우석이 가장 빛났던 무대다. 2023년 통합 우승의 마무리 투수였고, KBO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로 인정받았다. 익숙한 환경에서 다시 경쟁력을 회복한다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지금 고우석에게 필요한 것은 자존심이 아니라 판단이다. MLB라는 꿈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더 버티는 것이 도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때로는 돌아가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 되기도 한다.
한때 선택받던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이제 냉정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을(乙)이 된 현실을 받아들이고 LG 복귀라는 카드를 꺼낼 것인지, 아니면 다시 한번 미국 무대의 벽에 도전할 것인지 그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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