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에는 포지션별 불균형이 있었다. 걱정하던 외야는 박재현 등 젊은 선수들의 등장으로 비교적 무난하게 흘러간 반면, 내야는 유망주들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2루수와 유격수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하주석을 받는 카드를 성사시켰다. 이형범이 아깝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전력 보강에는 그만한 출혈이 필요했다.
트레이드가 가능했던 전제는 이형범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는 필승조는 아니었고, 2군에도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자원이 넘치는 만큼 단기·장기적으로 대체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만큼 KIA 불펜의 두께는 두터웠다. 문제는 정작 필승조가 힘을 내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이 불안은 곧바로 경기로 드러났다. KIA는 2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중·후반 힘싸움을 버티지 못하고 5-8로 졌다. 이번 주 들어 선발진의 감도 좋지 않은 데다 믿었던 필승조마저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으며 3연패에 빠져 4위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조상우가 최근 부진하지 않았다는 점이 고민을 키운다. 그는 다른 투수들의 부진 속에 8·9회 등판이 잦아졌고, 최근 7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을 1.41까지 낮췄다. 구위는 전성기만 못해도 풍부한 경험을 갖췄다.
그러나 '조상우 마무리'를 불안하게 보는 시선도 있다. 마무리는 인플레이 타구를 최대한 내주지 않는 구위파가 유리한데, 구속이 떨어진 지금의 조상우는 9이닝당 탈삼진 6.35개로 삼진 능력이 뛰어나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인플레이타구타율(BABIP)은 경력 평균보다 크게 낮고,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도 3.79로 평균자책점과 차이가 커 현재 성적에 어느 정도 운이 따랐음을 시사한다.
대안이 뚜렷한 것도 아니다. 개막 마무리 정해영은 후반기 기복이 심해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이 13.50이고, 그 자리를 대신했던 성영탁도 11.05로 좋지 않다. 부상에서 복귀한 전상현은 활약이 나쁘지 않지만 마무리 성공을 확신할 피안타율은 아니며, 곽도규는 좌·우타자 편차에 대한 증명을 아직 끝내지 못했다. 던질 수 있는 불펜은 많은데 확실한 뒷문 하나가 없는 셈이다. 이 문제를 빨리 풀지 못하면 24일 같은 경기가 반복되며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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