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는 롯데가 다저스가 아니라는 데 있다. 다저스의 오타니 뒤에는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이라는 MVP급 '해결사'들이 줄을 잇는다. 오타니가 밥상을 차리면 베츠가 수저를 들고, 프리먼이 설거지까지 완벽하게 끝내는 구조다. 투수 입장에서는 오타니를 피해도 지옥이 기다린다.
반면 현재 롯데의 타선 뎁스는 레이예스의 출루를 득점으로 연결하기에 지나치게 헐겁다.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전준우는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이며, '포스트 이대호'로 기대를 모은 한동희는 부상으로 시즌 초반 전열에서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예스가 출루해도 뒤를 받칠 타자들이 범타와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킨다면, 레이예스는 루상에서 외롭게 팀의 무기력한 공격력을 지켜봐야만 한다.
상대 팀 투수들의 대응도 뻔해질 수밖에 없다. 레이예스만 철저히 경계하고 나머지 타자들과 승부하는 '레이예스 고립 작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레이예스가 오타니급 활약을 펼치더라도 팀 성적은 제자리걸음인 '영양실조 야구'의 역설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레이타니' 전략이 성공하려면 레이예스가 차린 밥상을 맛있게 먹어치울 '먹보'들이 각성해야 한다. 윤동희 등 젊은 피들이 레이예스의 출루를 득점으로 치환하지 못한다면, 롯데의 파격적인 실험은 결국 '고립된 에이스의 비극'으로 끝날 위험이 크다. 화려한 1번 타자 뒤에 가려진 텅 빈 식탁, 롯데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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