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먼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마운드의 핵심 자원들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은 팔꿈치 굴곡근 1단계 손상으로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가장 중요한 메이저대회를 코에 앞두고 전력에서 이탈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화 이글스의 문동주 역시 오른쪽 어깨 염증 증상으로 엔트리에서 낙마했다.
이에 일부 팬들은 병역 면제라는 막대한 혜택을 받은 직후, 정작 큰 무대에서 자취를 감추는 스타들이 단물만 빼먹고 의무는 외면한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이들의 불참은 '오비이락(烏飛梨落)'일 뿐이다. 관건은 감정이 아니라 기준이다. 국가대표는 명예이자 책임이지만, 동시에 선수 개인의 커리어와 생명이 걸린 선택이기도 하다. 특히 투수는 혹사와 부상이 직결되는 포지션이다. 의료 소견에 따른 이탈까지 '의심'의 프레임으로 몰아붙인다면, 향후 누가 선뜻 태극마크를 자청할 수 있겠는가. 병역 혜택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상황을 의무 불이행으로 단정하는 시선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물론 대표팀 불참이 반복될수록 팬들의 피로감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필요한 것은 음모론이 아니라 투명성이다. 대표팀과 구단, 선수 측이 부상 정도와 회복 일정, 위험 요소를 보다 명확히 공유하고, 선발·차출 기준을 일관되게 운영해야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 '선택적 부상'이라는 자극적 낙인 대신, 객관적 설명이 신뢰를 만든다. WBC는 개인의 무대를 넘어 한국 야구의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 분노를 해소하기보다, 제도와 소통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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