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PN 등 주요 매체들은 17일(이하 한국시간) 클라크가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당초 클라크는 연방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 압박으로 인해 입지가 좁아진 상태였다. 뉴욕 동부지검은 MLBPA의 라이선스 관리 업체인 '원팀 파트너스'의 불투명한 자금 흐름과 유소년 야구 업체 '플레이어스 웨이'를 통한 공금 유용 의혹을 집중 조사해 왔다. 노조 자금이 임원들의 사익을 채우는 데 쓰였다는 의혹이 짙어지면서 선수단 내부에서도 클라크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사퇴를 확정 지은 직접적인 원인은 따로 있었다. ESPN의 제프 파산은 18일 "내부 조사 결과, 클라크가 2023년 노조에 채용된 자신의 처제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다"라고 폭로했다. 이는 단순한 사생활 스캔들을 넘어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는 노조 내에서의 인사권 남용과 윤리 의식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사태는 시기적으로 최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는 12월 1일 기존 노사협정(CBA) 만료를 앞두고 '샐러리캡' 도입 여부를 둘러싼 노사 간의 전면전이 예고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구단주 측이 샐러리캡 상·하한선 동시 도입을 강력히 밀어붙이는 가운데, 선수들의 권익을 지켜내야 할 수장이 도덕적 결함으로 낙마하면서 노조의 협상력은 순식간에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실제로 사퇴 보도 직후 선수노조의 행보는 마비 상태다. 매년 열리던 스프링캠프 구단 순회 일정은 전면 취소됐으며, 마커스 세미엔 등 집행위원회 위원들도 "사전에 상의 된 바 없는 갑작스러운 결정"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이끄는 사무국이 이 틈을 타 직장 폐쇄(Lockout) 카드로 노조를 거세게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두 번의 험난한 협상을 이끌었던 클라크는 한때 선수들의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 그러나 임기 막바지에 터진 권력형 비리와 추잡한 스캔들은 그가 쌓아온 공적을 순식간에 덮어버렸다. MLBPA는 당분간 브루스 메이어 부국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 분열과 외부 수사, 그리고 도덕적 비난까지 겹치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혹독한 겨울을 보내게 됐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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