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는 이번 비시즌 동안 샐러리캡 관리와 팀 뎁스의 효율화를 위해 베테랑급 투수 자원을 정리하는 결단을 내렸다. 한승혁은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공으로 경기 중반 흐름을 끊어주던 자원이었고, 김범수는 팀 내 귀한 좌완 파이어볼러로서 긴 이닝을 책임지던 투수였다. 이들을 내보냈을 때만 해도 한화는 강력한 토종 선발진과 김서현이라는 확실한 마무리 카드가 있기에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문동주의 갑작스러운 부상은 이러한 계산을 완전히 뒤흔들고 있다. 문동주는 호주 멜버른 캠프 도중 오른쪽 어깨 통증을 느껴 2026 WBC 대표팀 엔트리에서 낙마함과 동시에 정밀 검진을 위해 귀국길에 올랐다. 만약 검진 결과 부상 부위가 가볍지 않아 장기 결장으로 이어진다면, 한화는 단순히 투수 한 명을 잃는 것을 넘어 마운드 전체의 도미노 무너짐을 걱정해야 한다. 선발진이 무너져 불펜이 일찍 가동될 경우, 한승혁과 김범수의 부재는 뼈아픈 '부메랑'이 되어 한화의 뒷문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시선은 새롭게 합류한 '78억 원의 사나이' 엄상백과 '전체 2순위 신인' 정우주에게 쏠린다. FA 시장에서 대형 계약을 맺으며 독수리 군단에 합류한 엄상백은 이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엄상백 본인에게도 고액 연봉자에 걸맞은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시험대가 차려진 셈이다.
신인 정우주에게는 이번 위기가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고교 시절부터 압도적인 구속과 구위를 자랑했던 정우주는 현재 문동주의 빈자리를 메울 가장 유력한 대체 선발 후보다. 만약 정우주가 개막 엔트리에 합류해 기대만큼의 투구를 보여준다면, 한화는 문동주가 돌아올 때까지 버틸 힘을 얻음과 동시에 리그를 대표할 새로운 '영건'의 탄생을 알리게 된다.
강백호의 영입으로 타선의 화력은 역대 최강급으로 끌어올렸으나, 야구는 결국 투수 놀음이다. 문동주라는 상수가 변수로 바뀐 지금, 한화가 선택한 '선택과 집중'의 결과가 신의 한 수가 될지 아니면 뼈아픈 실책이 될지는 엄상백의 어깨와 정우주의 패기에 달렸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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