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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668] 왜 ‘이도류(二刀流)’라고 말할까

2026-01-18 07:07

오타니 쇼헤이와 그의 애견 '디코이'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타니 쇼헤이와 그의 애견 '디코이'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도류(二刀流)’는 원래 ‘두 자루의 칼을 동시에 쓰는 일본 검술 용어였다. 이 말은 두 이(二)‘ ’칼 도(刀)‘. ’흐름 류(流)‘ 세 한자가 결합한 단어이다. 문자 그대로는 ‘두 자루의 칼을 쓰는 유파’라는 뜻이다. 일본 소설가 요시카와 에이지가 쓴 ’미야모토 무사시‘에서 일본 막부 시대의 검술가인 무사시가 긴 칼과 짧은 칼을 같이 쓴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당시 대부분의 검객이 한 자루의 칼에 모든 것을 걸었던 것과 달리, 무사시는 두 개의 무기를 동시에 다루며 전투의 리듬과 공간을 지배하려 했다. 이도류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전투를 바라보는 사고방식이었다.

무사시는 두 자루 칼로 생전 목숨을 건 60여 차례 대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병법서인 ‘오륜서(五輪書)’에서 칼 쓰는 기술보다 승리를 위한 마음가짐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쁜 마음을 경계하고, 쓸데없는 행동을 하지 안고, 넓은 시야로 사물의 진실을 분갈할 수 있으면 혼자서도 수십 명을 이긴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한 사람이 두 역할을 겸하는 능력을 뜻하는 말로 확장됐다. 야구에서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선수, 또 일반적으로는 두 가지 일을 잘 하는 이를 지칭한다. 야구에서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선수는 오랫동안 ‘비효율’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분업이 당연해진 현대 스포츠에서 이도류는 오히려 금기에 가까웠다. 이도류 선수의 등장은, 한 사람이 한 가지 역할만 해야 한다는 통념 자체를 흔들었다.

야구에서 일본 출신 오타니 쇼헤이가 대표적인 이도류 선수이다. 2012년 말 18세의 오타니가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입단을 결정할 때, 일본 신문들은 그의 프로 진출을 대서 특필하며 그의 닉네임을 이도류로 불렀다. 야구에서 이도류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사용된 순간이었다. (본 코너 1324회 ‘세계적인 프로 복싱 선수들은 왜 ‘닉네임’을 쓸까‘ 참조)


한국에서는 일본 스포츠 보도의 영향을 받아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이도류라는 말이 확산됐다. 특히 오타니 쇼헤이 관련 기사에서 ‘투타 이도류’라는 표현이 정착하면서 일상어에 가까워졌다.

미국에선 오타니 같은 선수를 ‘투웨이 플레이어(two way player)’라고 부른다. 이 말은 두 방향의, 양면적인이라는 의미인 ‘투웨이’와 선수라는 의미인 ‘플레이어’의 합성어이다. 직역하면 ‘두 방향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라는 뜻이다. 투웨이 플레이어라는 표현은 미국 미식축구에서 먼저 사용했다. 20세기 초기 미식축구에서 한 선수가 ‘공격(offense)’과 ‘수비(defense)’를 모두 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때 공격과 수비, 두 방향에서 뛰는 선수를 투웨이 플레이어라고 불렀다. 이후 선수 수가 늘고 분업 체계가 강화되면서, 공격·수비 겸업은 점차 사라졌고 ‘투웨이 플레이어’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예외적 선수를 가리키는 말로 남았다.

투웨이 플레이어는 야구에서 의미가 더 명확해졌다. ‘투수(pitcher)’와 ‘야수, 타자(position player)’를 겸하는 선수라는 의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나 현대 야구에선 거의 사라진 개념이었다. 이 표현이 전 세계적으로 다시 주목받은 계기는 오타니 쇼헤이의 등장 때문이다. 미국 언론은 그를 일관되게 ‘two-way player’ 또는 ‘two-way star’라고 불렀고, 이 표현이 일본·한국 언론으로 그대로 들어왔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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