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원태인은 인터뷰를 통해 해외에서 인정해준다면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넘어야 할 벽은 높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은 냉정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패스트볼 구속이다. 빅리그 우완 선발의 평균 구속이 시속 152km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140km 후반대에 머무는 원태인의 직구는 위력 면에서 부정적인 리포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최고 구속이 미국에선 평균도 안 된다"는 차가운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야구는 숫자로만 하는 게임이 아니다. 원태인에게는 구속의 열세를 상쇄할 영리한 두뇌와 리그 최정상급 체인지업,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제구력이 있다. 스카우트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오히려 그에게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편견에 부딪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과정이야말로 젊은 투수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값진 자산이다. 실패를 걱정해 안전한 길만 걷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에이스의 길이라 할 수 없다.
삼성 라이온즈는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구단 입장에서는 원태인이 전력의 핵심이자 상징이기에 다년 계약으로 묶어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선수의 더 큰 꿈을 지원하는 조력자 역할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스카우트들의 회의적인 시각을 뚫고 도전하려는 에이스에게 "안 될 것"이라는 우려보다는 "우리가 뒤에 있으니 부딪혀보라"는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이정후 등 KBO 대표 스타들이 큰 무대로 나가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삼성도 에이스를 큰 무대로 보내줄 수 있는 명문 구단의 품격을 보여주어야 한다.
만약 원태인이 2026년 삼성을 통합 우승으로 이끈다면, 구단은 그를 명분 있게 보내줄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맞이하게 된다. 원태인은 오승환과 이대호가 그랬던 것처럼 해외 무대를 정복한 뒤 결국 삼성으로 돌아올 것이다. 삼성이 해야 할 일은 그의 앞길을 막는 벽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떠날 수 있도록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는 것이다. 도전하는 에이스의 뒷모습에 박수를 보내는 용기야말로 삼성이 팬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원태인은 이제 26세다. 젊음보다 최고 무기는 없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도전해야 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