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는 초구부터 99마일 싱커를 꽂아 넣으며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이어지는 투구에서 오타니는 시속 100마일을 넘나드는 포심 패스트볼을 연달아 뿌렸고, 트라웃은 이에 풀스윙으로 맞서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100마일 강속구에 트라웃의 배트가 두 번이나 허공을 가르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된 끝에 승부는 운명의 풀카운트로 접어들었다.
마지막 6구째, 오타니의 선택은 직전까지 보여준 강속구가 아닌 전매특허 '스위퍼'였다. 87마일로 날아오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급격하게 횡으로 휘어져 나가는 변화구에 트라웃의 배트는 무력하게 돌아갔다. 헛스윙 삼진. 경기가 종료되는 순간 오타니는 글러브와 모자를 내던지며 동료들과 승리의 환희를 만끽했고, 전 세계 야구팬들은 시대의 두 천재가 만들어낸 완벽한 서사에 찬사를 보냈다.
이와 비슷한 장면이 3월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한국 대 대만 경기에서 연출될지도 모른다.
WBC 8강 진출권이 걸려있는 일전일 수 있다. 9회말 역전을 노리는 한국. 타석에 노시환이 들어선다. 마운드에는 왕옌청. 둘은 한화 이글스 소속이다. 둘의 맞대결에서 왕옌청이 이기면 대만이 올라가고, 노시환이 이기면 한국이 미국행 티켓을 거머쥔다.
이런 운명적인 충돌이 실제로 벌어질 수 있게 됐다. 왕옌청이 대만 예비 대표 43인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13일 아시아 쿼터 선수로 NPB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이었던 왕옌청(25)과 연봉 10만 달러에 계약했다.
왕옌청은 한화 구단이 지난 2월부터 영입에 공을 들였던 투수다. 코디 폰세와 라쿠텐에서 함께 뛰기도 했다. 폰세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팀 소속이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왕옌청은 필사적으로 던질 것이다.
과연 왕옌청이 한국의 등에 비수를 꽂을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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