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노래는 미국에서 1800년대 백인들에 의해 고된 노역과 차별대우로 억압받던 흑인노예들의 뿌리 깊은 한과 정서를 담아 구약성서의 이야기를 노래가사로 한, 멜로디가 상당히 인상적인 곡이다. ‘멋진 수레가 천천히 나아가네. 천사가 황금 수레를 타고 와서 나를 하늘나라로 데려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노래는 당시 노예들에게는 해방과 구원의 상징이었다. 1950~60년대 마르틴 루터 목사 등이 흑인민권운동을 주도할 때, 흑인들의 단합을 이끄는 거리의 행진곡으로도 활용됐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에릭 클랩튼 등 세계 유명 팝가수와 성가대, 합창단 등이 여러 버전으로 불렀으며, 지난 2011년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의 추모 행사에서 한때 잡스의 연인이었던 존 바에즈가 노래해 고인을 추모했다.
죽은 이를 그리워하는 내용의 이 곡은 영국 럭비와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응원가로도 많이 불려진다. 1988년 럭비 경기 중 잉글랜드의 흑인 윙 크리스 오코누르(Chris Oti)가 해트트릭(3트라이)을 기록하자, 관중들이 즉흥적으로 이 노래를 불렀고 이후 잉글랜드 럭비의 대표 응원가로 자리 잡았다. 경기 중 관중은 “Swing loooow~ Sweet chariot~“라고 떼창을 부른다.
1991년 영국 럭비 국가대표팀이 재즈풍의 공식 노래로 합창, 비디오로 제작했다. 레게 팝밴드 ‘UB40’는 2003년 호주 월드컵 직전 다른 버전으로 불렀으며, 2015년 영국 여가수 엘라 에어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노래했다. 이 노래는 영국 럭비대표팀에게 힘과 희망을 불러 일으키며 ‘승리의 곡’으로 자리 잡았다.
여러 스폰서도 이 노래를 앞세워 영국 국가대표팀 후원에 나섰다. 2003년 월드컵에서 영국이 우승을 차지하자, 국적사인 영국항공은 “영국팀이 ‘Sweet Chariot 747’을 타고 홈으로 개선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며, 독일의 BMW사는 영국팀을 공식 후원하며 ‘Sweet Chariot’ 마케팅에 영국 대표선수들을 활용하기도 했다.
2010-11 영국 축구 시즌에서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스토크시티와의 경기에 대해 “축구보다 럭비에 가까웠다”며 스토크시티의 전술을 비판하자 불만을 품은 스토크시티 팬들이 수개월 후 이 노래를 기쁜 마음으로 부르면서 스토크시티의 승리를 자축했다. 스토크시티 팬들은 자신들의 응원곡으로 현재까지 계속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학자들은 영국에서 흑인영가인 이 노래가 응원가로 불리는 것에 대해 당혹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절망과 고통에서 벗어나 정신적인 승화를 도모하는 기원을 갖고 있는 이 노래가 영국 맥주를 마시며 흥분을 고조시키고 경기의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응원가로 둔갑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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