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인지가 2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전인지는 이 대회에서 21언더파 263타의 최저타 기록으로 우승했다. 올해 LPGA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에비앙 챔피언십 전인지가 유일했다.
인천공항에는 전인지를 환영하는 팬과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전인지는 시종 환하게 웃으며 인터뷰에 임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돌아온 소감은.
“작년 US오픈 우승 때도 귀국 때 공항에서 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축하해 주셨다. 이번에도 일정이 에비앙 챔피언십을 마치고 귀국하는 일정이 됐다. 덕분에 공항에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 축하를 확인하게 됐다. 공항에 오니 실감이 난다.”
-이번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전인지 선수가 우승하는 장면을 보고 리우올림픽 때 박인비의 금메달 장면을 떠올린 사람들이 많았다.
“올림픽은 나에게 큰 터닝 포인트였다. 박인비 언니의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게 많았다. 당시에 나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기대 이하의 성적 때문에 한심하고 실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가진 걸 다 쏟아 붓자는 각오가 생겼다.”
-플레이할 때마다 미소를 잃지 않는 게 인상적이다.
“웃으면서 하는 게 내 스타일이도 하고, 멘털 수업을 받을 때 웃는 게 도움이 된다고 배웠다. 프로 선수를 하면서 느낀 건데 웃으면서 하는 게 오히려 더 좋다.”
-마지막 날 한국 선수들과 우승 경쟁을 한 소감은 어땠나.
“박성현(공동 2위) 언니도 그렇고, 동반 라운드한 펑산산(중국)도 모두 훌륭한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과 하는 게 도움이 됐고 행복했다. 3라운드까지 19언더파였는데, 그게 역대 LPGA투어 최다 언더파 타이 기록이라는 걸 알고 4라운드를 시작했다. 그래서 마지막 날은 경쟁자 보다는 코스와 내 자신에게만 집중하려 노력했다.”
-박세리 이후 한국 여자골프의 대형 스타 계보를 이을 선수로 기대가 크다.
“사람마다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르다. 나는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좋은 성적을 내면서 봉오리가 맺힌 정도고, 더 큰 목표를 세워서 꽃을 피우도록 노력하겠다.”
-큰 목표가 구체적으로 뭔가.
“매년 작은 목표를 먼저 세운다. 올해는 올림픽이 목표였다. 그런데 올림픽에 나가 보니 금메달이 정말 따고 싶더라. 4년 뒤에 기회가 온다면 금메달을 따서 입에 물어 보고 싶다.”
-9월 마지막 주에 일본여자선수권대회에 나가고, 10월엔 국내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대회에 나간다. 올해도 한-미-일 메이저대회를 석권한다는 욕심이 있나.
"일본 대회 전까지 5일 정도 휴식 시간이 있다. 열심히 준비 잘 해서 좋은 성적 내도록 하겠다.”
-에비앙 챔피언십 마지막 18번 홀에서 티샷이 왼쪽 러프에 빠졌다. 파 세이브를 해야 신기록을 내는 상황이었는데, 그때 기분이 어땠나.
“공식 연습라운드 때부터 18번 홀은 어려웠다. 대회 내내 샷감도 그닥 좋지 않았고, 마지막이라 부담도 컸다. 그러나 러프에 빠진 공을 보면서도 파 세이브를 할 거란 믿음이 있었다.”
-18번 홀을 시작할 때 캐디가 ‘파 세이브하면 저녁을 사겠다’고 했다던데, 정말 저녁을 사줬나.
“물론이다. 일요일 저녁이라 문 연 식당이 별로 없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올해 LPGA투어 신인상은 확정적이다. 또 욕심 나는 타이틀이 있다면.
“신인상은 기사에 자주 거론돼서 내 포인트를 알고 있는데, 다른 부문은 내가 어느 정도 순위인지 잘 모른다. 타이틀보다도 이번 대회에서 다른 선수들이 내가 우승하길 바란다고 응원해주고, 우승 후 많은 선수들이 진심으로 축하해 준 게 기뻤다.”
-‘메이저 퀸’으로 불릴 정도로 메이저 대회에서 유독 강하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이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대답은 똑같다. 압박감 속에서 플레이하는 걸 즐기고, 더 재미가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인천공항=이은경 기자 kyo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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