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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의 ‘유쾌한 마라토너’ 김보경 “오래 뛰는 비결? 그란 게 어딨노”

2016-08-26 09:09

김보경(오른쪽)과캐디를보는아버지김정원씨.사진=박태성기자
김보경(오른쪽)과캐디를보는아버지김정원씨.사진=박태성기자
[정선=마니아리포트 이은경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는 오랜 기간 그 자리를 지킨 스타가 매우 적다. 젊은 슈퍼 스타가 탄생하는 순간, 더 큰 무대인 미국 등으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런 트렌드 속에서 마치 마라토너 처럼 KLPGA투어를 성실하게 뛰는 선수가 있다. 현재 진행 중인 2016 KLPGA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에 참가하면서 238개 대회째 출전하고 있는 김보경(30, 요진건설)이 그 주인공이다.

김보경은 지난주 BOGNER MBN 여자오픈에 나서면서 KLPGA 역대 최다 대회 참가 신기록을 세웠다. 이번 대회를 비롯해 앞으로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매번 신기록을 쓰게 된다.

김보경은 어린 시절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 골프를 시작해서 전지훈련이나 국가대표 등 엘리트 코스를 거치지 않고도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온 입지전적인 선수다.
하지만 김보경의 진짜 매력은 따로 있다. 성실, 끈기, 역경을 헤치고 일어난 오뚝이 같은 이미지와 전혀 달리 말을 할 때마다 유쾌하고 쾌활한 긍정 에너지를 발산한다는 점이다.

김보경은 25일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서 공동 3위에 올랐다. 그는 인터뷰 때마다 “오랫 동안 뛸 수 있었던 비결이 뭐냐”는 질문을 받는다. 대답은 똑같다. 부산 억양에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비결? 그런 거 없어요”라는 대답이다.

김보경은 투어 12년차다. 최다 대회 참가 기록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나중에 투어 접고 나서 생각해 보면 대단하다 할지 모르겠는데, 지금은 그런 게 어딨어요. 선수 때는 잘 치는 게 더 중요하죠”라고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대답이 돌아온다.


김보경은 12년 동안 통산 상금 21억원을 넘겼다. KLPGA투어 역사상 20억 이상을 번 선수는 김보경을 포함해 8명 뿐이다. 김보경은 돈 이야기가 나오자 “기록을 보면 21억원을 벌었다는데, 그거 다 어디 갔는 줄 모르겠던데”라며 웃었다. 집 산 것 말고는 쓴 기억이 없는데 모르겠단다.

김보경은 “부모님 노후대책까진 마련해 놓고 선수 생활 그만두고 싶다”면서도 “시드 못 받으면 바로 그만 둘거예요. 상금으로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더 많으면 선수 생활 더 할 이유 없어요”라고 솔직한 대답도 했다.

그는 특이하게도 “은퇴하면 조용한 곳에 집 짓고 닭이랑 토끼 키우면서 살고 싶다”고 했다. 결혼 안 하냐고 물으면 “하이고, 내 한몸 건사하기도 힘들어요”라며 얼굴을 찌푸렸다.

인터뷰 내내 솔직담백하고 통통 튀는 대답을 내놓은 김보경은 남은 대회 우승을 위한 전략을 묻자 또 한 번 취재진을 웃겼다. 그는 “만날 뭐 전략 세워 봐야 전략대로 됩니까. 하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잘 친 적이 딱 한 번 있고 다 못 쳤어요. 1라운드에서는 ‘한 번 휘둘러 보자’고 하다 보니 잘 됐죠. 잘 하려고 맞춰서 쳤으면 더 안 됐을 걸요”라며 웃었다.

정선=이은경 기자 kyo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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