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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부진한 성적보다 돋보인 건 '여유'

2016-08-06 08:04

▲삼다수마스터스1라운드박인비의플레이모습.제주=박태성기자
▲삼다수마스터스1라운드박인비의플레이모습.제주=박태성기자
[제주=마니아리포트 임정우 기자] 복귀전 첫날 성적은 기대 이하였지만, 박인비(28, KB금융그룹)는 여유가 넘쳤다.

박인비는 지난 5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파72, 645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5억원) 1라운드에서 보기 4개와 버디 2개를 엮어 2오버파로 부진한 출발을 했다.

박인비가 56일 만에 치르는 실전 복귀 무대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박인비는 왼손 엄지 부상 때문에 긴 기간 휴식을 취하고 돌아왔다. 아직은 실전 감각을 찾지 못했지만 박인비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박인비는 경기 후 “샷과 퍼팅 모두가 날카롭지 못했다. 전반보다 후반에 미스 샷이 많이 나와서 타수를 잃었던 것이 아쉽다”며 “부족한 부분을 알게 된 만큼 철저히 준비해 2라운드부터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이야기했다.

박인비가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경우 샷이 오른쪽으로 밀리곤 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18번 홀 티샷을 비롯해 밀리는 샷이 2번 정도 나타났다. 이 점을 염두에 둔 듯 박인비는 1라운드 경기 후 연습장에서 다운스윙 때 어깨를 열어주면서 몸을 회전하는 동작을 집중해서 연습했다.

연습 때 박인비의 표정에서는 초조함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여유가 넘쳤다. 남편 남기협씨, 그리고 캐디와 함께 즐겁게 연습을 했다.

박인비가 연습을 하는 도중 후배 선수들이 박인비에게 싸인 요청을 하기도 했다. 박인비는 흔쾌히 싸인을 해주면서 후배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모습이었다.

박인비의 ‘여유만만’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2007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박인비는 2008년 19세의 나이로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한 스타 탄생을 예고했지만 이후 기나긴 부진에 늪에 빠졌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박인비는 골프를 그만 둘 생각까지 할 정도로 부진했다. 하지만 박인비는 포기하지 않았다. 절치부심하며 스윙 교정에 성공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박인비는 2012년 에비앙 마스터스를 시작으로 2015년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우승까지지 LPGA에서 16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박인비는 201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역대 일곱 번째로 달성했다. 자신의 우상인 박세리도 이루지 못한 대업이다.

박인비는 지금까지 험난한 길을 걸어온 만큼 지금 상황에 대해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도 “나는 지금까지 가시밭길을 걸어 왔다”며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부상 때문에 고전한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박인비가 보여준 플레이가 안정적이진 않았지만, 17일(한국시간) 시작하는 리우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박인비의 선전을 기대할 만한 포인트가 여기에 있다.

제주=임정우 기자 lim@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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