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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KT 위즈, 삼미 슈퍼스타즈의 투혼을 기억하라

역대 최저 승률 속에서도 최고의 투지 선보이며 뒤늦게 '빛'을 보다

2015-04-17 14:26

▲KT위즈에게1승,1패보다중요한것은프로선수다운투지를잃지않아야한다는점이다.사진│KT위즈
▲KT위즈에게1승,1패보다중요한것은프로선수다운투지를잃지않아야한다는점이다.사진│KT위즈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12일, 넥센과의 주말 3연전에서 창단 첫 위닝 시리즈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막내 구단 KT 위즈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NC 다이노스의 프로 1년차 때처럼 연패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후 또 다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가장 큰 원인은 경험에 있다. 그 동안 퓨쳐스리그에서만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던 어린 선수들이 1군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절대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간은 최장 1년 정도가 되어야 한다. 한 시즌, 문자 그대로 '한 사이클'을 돌아 봐야 프로의 매서움이 어떤 것인지 알고, 이후 시즌을 스스로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범현 감독 역시 이를 인정하여 되도록이면 승패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향후 어떻게 해야 잘 싸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 바 있다.

사실 역대 신생팀은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이후에야 좋은 성적으로 달콤한 열매를 맺기 마련이었다. 빙그레 이글스(한화 이글스 전신)가 그러했고, 쌍방울 레이더스가 또 그러했다. NC 다이노스 역시 1년간의 '절대시간 투자'를 통하여 젊은 선수들이 1군 무대에서 뛰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마침내 지난해에는 창단 최소 년도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KT 위즈 역시 이러한 '형님'들의 모습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승패보다 더 중요할지 모른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투지를 기억해야 하는 막내 KT 위즈

앞선 '신생 구단'의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의 KT 위즈가 기억해야 할 사례는 또 있다. 프로 원년 구단이었던 삼미 슈퍼스타즈가 그러하다. 당시 6개 구단 가운데 최약체였던 삼미는 팀 이름과 달리 선수들 중에는 '국가대표'가 없었다. 그나마 에이스 인호봉이 고교 시절, 봉황대기에서 40이닝 무실점 기록을 세운 것을 바탕으로 한일 친선전 대표로 선발된 바 있으며, 박현식 당시 감독이 현역 시절에 국가대표로 선발된 것이 전부였다.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으로도 잘 알려졌지만, 예상대로 삼미는 프로 원년에 15승 65패, 승률 0.188를 거두는 데 그쳤다.


하지만, 당시 삼미의 주역들은 말 그대로 '기를 쓰고' 싸웠다. 인호봉, 금광옥 등 당시 주전 멤버들은 "다른 것은 몰라도 투지 하나만은 우리 구단이 최고였다."라며 당시 상황을 담담히 이야기한 바 있다. 물론 투지만으로 좋은 성적이 보장되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패배를 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운 삼미 원년 멤버들은 오히려 은퇴 이후 더 많은 빛을 보기 시작했다. 김호인 KBO 규칙위원과 허운 경기운영위원은 심판위원을 역임했고, 당시 백업 포수로 등장했던 김진철은 청보, 태평양, 현대, LG에서 스카우트팀장으로 좋은 성과를 낸 바 있다. 주전 포수였던 금광옥은 현대-SK 코치를 거쳐 현재 모교에서 동산고 감독으로 재직중이며, NC 다이노스의 양승관 코치와 KIA 타이거즈의 김무관 코치는 여전히 프로에서 제 몫을 다 하고 있다. 현역 시절에 투지를 바탕으로 제 몫을 다 했던 선수들이 뒤늦게나마 '빛'을 찾은 결과이기도 했다.

KT 역시 이러한 사실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17일 현재 최하위를 달리고 있지만, 아직 KT에는 무려 129경기가 남아 있으며, 그만큼 반등할 수 있는 기회도 많다. 시행착오는 경험의 또 다른 표현이라는 점을 감안해 보았을 떄,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포스트시즌이 열리게 될 날도 예상 외로 빨리 볼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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