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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 안우진보다 류현진 부재가 더 아픈 이유는?

2023-03-18 10:28

류현진
류현진
혹자는 한국이 일본에 4-13으로 참패하자 투수 안우진이 그리웠다고 했다.

그러나 기자는 류현진이 그리웠다.

한국이 일본을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투수들의 호투밖에 없다. 투수들이 무너지면 속절없이 콜트게임패를 당한다.

지난 2009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 일본의 아시아라운드 1.2위 결정전.

이틀 전 한국은 일본에 치욕의 2-14 콜드게임패를 당했다. 선발 김광현이 속절없이 초반부터 무너졌기 때문이다.

당시 21세의 김광현은 1.1이닝동안 7피안타 8실점을 내줬다.

다시 일본과 만난 한국은 봉중근을 선발로 내세웠다.

봉중근은 위력적인 직구와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각도의 커브로 일본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퍼시픽리그 사와무라상을 차지했던 일본의 이와쿠마 역시 고속포크볼을 앞세워 한국 타자들을 압도했다.

봉중근은 5⅓이닝 동안 일본의 강타선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한국은 4회 김태균의 적시타로 귀중한 1점을 얻었다.

봉중근에 이어 정현욱(6회)-류현진(8회)-임창용(8회)이 차례로 나서 1점도 내주지 않고 1-0 승리를 거두었다. 봉중근의 호투가 있었기에 계투 작전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한국이 일본을 꺾은 경기 중 대부분이 이처럼 투수들의 호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투수들이 어느 정도 일본 타선을 막아주면, 타자들은 일본 투수들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오타니 쇼헤이에게는 속수무책이었지만 이후 나온 투수들을 공략해 이기기도 했다.

야구는 누가 뭐라 해도 '투수놀음'이다.

이번 WBC에서 류현진이 있었다면 한국이 호주에게 어이없는 패배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강철 감독이 여유있는 투수 운용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일본전에 등판했다해도 류현진은 오타니와 맞대결을 펼친 바 있어 일본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요리했을 수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류현진의 노련한 투구가 그리웠던 이유다.

물론, 류현진이 호투한다 해도 불펜 투수들이 못 던지면 어쩔 수 없기는 하다. 설사 그렇다 해도 콜드게임패 일보 직전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안우진이 얼마나 잘 던지는 투수인지는 국제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그가 일본전에서 호투할 확률이 류현진이 쾌투할 확률보다 높겠는가?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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