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727] 왜 영어 ‘Pole Vault’를 장대 높이뛰기라고 말할까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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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2-06-20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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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전에 출전한 한국 진민섭이 5m65 1차 시기에 도전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장대 높이뛰기하면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세르게이 부브카와 옐레나 이신바예바이다. 현재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출신의 부브카는 1988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한국에 잘 알려져 있다. 러시아 출신의 이신바예바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로 빼어난 미모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장대 높이뛰기는 긴 장대의 탄력을 이용해 최대한 높이를 오르는 도약 종목이다. 장대를 쓰는 종목의 특성 상 일반 높이뛰기보다 몇 배나 높이 뛸 수 있다. 도약 종목 중 유일하게 도구를 사용하는 종목이다.

장대 높이뛰기는 영어 ‘Pole Vault’를 번역한 말이다. ‘Pole’는 대나무 등 막대기를 뜻하는 말이며 ‘Vault’는 뛴다는 의미를 갖는 ‘Jump’와 비슷한 말이다. ‘Pole Vault’는 막대기를 갖고 뛴다는 의미를 갖는다. 영어 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Pole Vault’는 1877년 막대기를 이용해 수평바를 넘는 높이뛰는 것을 의미하는 명사형 단어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1892년에는 진행형인 ‘-ing’를 써서 동사형 단어도 등장했다.

원래 근대 장대 높이뛰기는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도 행해졌다는 역사적 증거도 있다. 근대 장대 높이뛰기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은 1850년대 독일과 영국에 의해서이다. 장대 높이뛰기에서 남자 경기는 1896년 아테네올림픽부터 열렸으며 여자 경기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올림픽 종목에 포함됐다.

예전 장대 높이뛰기는 일본식 한자어를 써서 ‘봉고도(棒高跳)’라고 불렀다. ‘막대 봉(棒)’, ‘높을 고(高)’, ‘뛸 도(跳)’를 결합한 봉고도는 영어 원어 개념에 비교적 가까운 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 강점기 시절부터 봉고도라는 말을 썼다.

디지털 아카이브를 검색해보면 1920년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봉고도라는 말을 보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봉고도라는 말은 해방이후에도 장대 높이뛰기라는 말과 함께 계속 사용했다. 1990년대 부브카가 활약할 때까지도 우리나라 언론 들은 봉고도라는 말을 썼다. 장대 높이뛰기가 봉고도라는 말을 완전 대체한 것은 2000년대 이후로 볼 수 있다.

장대 높이뛰기는 순 우리말이다. 장대는 대나무로 만든 긴 막대기이다. ‘장대로 하늘 재기’라는 우리 말 속담은 ‘되지도 않을 어리석은 일을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할 때 쓰는 말이다. 높이뛰기는 높이 뛴다는 뜻이다. 장대 높이뛰기는 봉고도를 우리말로 쉽게 풀어서 써 훨씬 쉽고 간결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코너 698회 ‘높이뛰기(High jump)와 주고도(走高跳)는 어떻게 생겨난 말일까’ 참조)

남자 장대높이뛰기서는 1896년 아테네올림픽부터 1968년 멕시코올림픽까지 미국이 독무대를 이뤘다. 1952년 헬싱키 올림픽과 1956년 멜버른 올림픽에서 미국의 밥 리처즈는 올림픽 2연패를 차지하기도 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처음 채택된 여자 장대높이뛰기서는 미국의 스테이스 드라길라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세계육상연맹 규칙을 보면 장대 높이뛰기에서 쓰는 장대는 재질, 길이, 두께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 어떤 형태의 장대를 쓰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선수들은 대회를 치를때 원칙적으로 자신이 소유한 장대를 직접 준비해 사용한다. 1800년대와 1900년대 중반까지 대나무 장대를 사용했으나 1950년대 이후 섬유 유리 재질로 된 장대를 많이 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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