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725] 멀리뛰기에서 왜 ‘발구름판’이라 말할까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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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2-06-1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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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멀리뛰기 1인자 김덕현이 2016 한·중·일 친선육상경기대회 남자 멀리뛰기 결승에서 7m89를 기록해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1970년대까지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사실상 아마추어 육상선수들이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등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선 의무적으로 체력검사를 받아야 했다. 100m 달리기, 멀리뛰기, 오래달리기, 던지기 등 여러 체력검사 종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야 입시성적 총점을 올릴 수 있었다.

당시 직접 경험했던 체력검사 가운데 가장 애를 먹었던 것이 멀리뛰기였다. 발구름판을 어떻게 밟느냐에 따라 기록이 많이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전문 선수와 같은 기술이 없다보니 발구름판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 멀리뛰기는 발구름판 앞에서 걸음걸이의 폭을 줄여 발판을 강하게 딛고 도약을 하는게 중요한데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았다.

멀리뛰기에서 발구름판은 영어 ‘Take off board’를 번역한 우리말이다. ‘Take-off’는 위로 상승하거나 도약을 의미하는 말이다. 항공기가 이륙하거나 로켓을 발사할 때 쓰는 단어이기도 하다. 메리엄 웹스터 영어사전에 따르면 14세기부터 현재의 의미로 사용했다. ‘Take-off’에 판을 의미하는 ‘board’를 붙인 ‘Take-off board’는 우리 말로 발구름판이라고 부른다. 발구름의 사전적 의미는 발로 땅이나 바닥을 힘주어 치는 일을 뜻한다. 발구름판은 발로 바닥을 힘주어 치는 곳이라는 뜻이다. 높이뛰기에서 영어 ‘take off area’를 발구름 장소라고 번역해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본 코너 718회 ‘왜 높이뛰기에서 ‘Take-off Area’라고 말할까‘ 참조)

일본에선 ‘답절판(踏切板)’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발을 닯는 것을 끝내는 판이라는 뜻으로 영어 원어를 직역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언론 등은 해방이전 일제강점기 시절에 답절판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1931년 6월30일자 ‘삼단도(三段跳)에 신기록(新記錄)’이라는 기사에서 ‘ 이십팔일 대판 갑자원(廿八日大阪甲子園)에서 거행(擧行)한 대판체육협회주최(大阪體育協會主催)올림픽준비경기회(準備競技會)에서 직전간웅군(織田幹雄君)은 삼단도(三段跳)에 십오미오육(十五米五六)으로 호주(濠州)윈터일군(一君)의 세계기록 십오미오이오(世界記錄十五米五二五)를 돌파(突破)하엿스나 답절판불비(踏切板不備)로 말미암에 팔(八)『미리를감(减)하야 자기(自己)의 십오미사십일(十五米四十一)을 깨트리어일본신기록(日本新記錄)을 작성(作成)하엿다’고 전했다. 여기서 삼단도는 세단뛰기를 말한다.

해방이후 일제 문화 청산 작업의 일환으로 국어 순화운동을 펼치면서 답절판을 발구름판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1970년대들어 고입과 대입에서 체력검정이 도입된 이후 우리나라 언론 등에 멀리뛰기 발구름판 활용 방법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세계육상연맹은 발구름은 도약 경기 등에서 도움닫기한 끝에 발구름판 위에서 하는 최후의 발차기, 즉 뛰어오르는 발의 동작으로 정의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발구름은 도움닫기 주로 및 착지장소의 표면과 같은 높이로 매설된 발구름판으로 표시한다. 착지장소와 가장 가까운 발구름판의 가장자리선을 발구름선이라 한다. 심판원의 판정을 위해 발구름선을 바로 지나 점토 표시판을 설치할 수도 있다. 발구름판은 선수 경기화의 스파이크가 찍히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목재 또는 기타 견고한 재질로 만들어진 직사각형 이어야 하며 길이 1.22m, 너비 20cm, 두께 10cm 이하가 되어야 한다. 구름판은 흰색으로 칠한다. 발구름선은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고 발구름판과 대조적으로 보이게 하려면 발구름선 직후 지면은 흰색이 아닌 다른 색이어야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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