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671] 왜 육상에서 ‘혼성경기’라는 말을 쓸까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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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2-04-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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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10종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 5일 모든 일정을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금메달리스트 워너. (도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1월 미국 프로농구(NBA) 올스타팀 명칭을 ‘르브론 팀’과 ‘듀랜트 팀’이라고 불렀다. LA 레이커스 르브론 제임스와 브루클린 네츠 케빈 듀랜트가 각각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어 그들의 이름을 따서 팀 명칭을 결정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들 올스타팀을 NBA 소속의 여러 팀에서 선발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연합팀(Combined Team)’이라고 보도했다.

영어 ‘Combined’의 사전적인 뜻은 연합의 또는 결합한다는 것이다. 2개 이상 동맹국들 간의 부대나 기관간에 서로 협력할 때 이 말을 쓴다. 한·미 연합작전과 같은 동맹작전을 말할 때 ‘연합작전(Combined Operations)’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스포츠 용어로 쓰일 때는 혼성이나 복합이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육상에서 한 명의 선수가 다양한 트랙과 필드 경기에 도전해 각 기록을 점수로 환하해 총득점을 경쟁하는 육상 경기 종목을 말할 때 ‘혼성경기(Combined Events)’라고 말한다. 또 스키에서 회전, 활강, 대회전, 수퍼대회전 등 알파인 경기 가운데 같은 종류 또는 다른 종류의 경기를 두 가지 또는 그 이상의 경기 성적을 합하여 우열을 가리는 경기를 말할 때 ‘복합경기(Combined Events)라는 명칭을 쓴다. 한 대회의 각각 독립된 경기 결과를 단순히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뜻이다.

육상은 크게 트랙과 필드, 혼성경기와 도로경기 4가지로 나뉜다. 혼성경기는 옥외에서 치러지는 남자 10종 경기와 여자 7종 경기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혼성경기는 서로 섞어서 만들어진다는 의미인 한자어 ‘혼성(混成)’과 기술의 낫고 못함을 서로 겨룬다는 뜻인 일본식 한자어 ‘경기(競技)’가 결합된 말이다. (본 코너 666회 ‘육상경기에서 ‘경기(競技)’라는 말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참조) 혼성이라는 말은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총 12회가 나온다. 조선시대부터 이미 사용했던 한자어이다. 중국, 한국, 일본에서 두루 쓰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혼성경기라는 말은 일본식 한자어로 탄생했다. 1873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육상경기를 도입한 일본은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 처음 참가했는데 당시 처음으로 채택한 10종경기 종목을 혼성경기로 명명했다. 일본 강점기 시절 일본 육상의 영향을 받아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은 혼성경기라는 말을 육상 기사에서 썼다. 동아일보 1927년 8월27일자 ‘三國活動(삼국활동)의 豫想(예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3개국 종합대회에서 일본 등 각국의 전력을 예상하며 ‘일본은 수영, 야구, 육상의 3종을 획득한 자신이 잇스며 차(此)에 대하여 比軍(비군, 필리핀)은 필드를 거반 放棄(방기)하고 混成競技五種十種(혼성경기오종십종)과 릴레에만 全力(전력)을 다하야 必勝(필승)을 期(기)하는 모양임으로’라고 보도했다.

혼성경기는 마라톤과는 다른 의미에서 ‘육상의 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틀에 걸쳐 단거리, 중거리, 투척, 도약 경기를 전부 소화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워낙 육상 기반이 약해 이 종목에 대한 관심이 뒤떨어져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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