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벤투 감독의 얄궂은 축구 인생...2002년 포르투갈 선수로 한국과 대결, 20년 후 한국팀 감독으로 모국 상대

2022-04-02 05:00

파울루 벤투 감독
파울루 벤투 감독
인생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거스 히딩크 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 리그 한국과의 경기에서 5-0으로 대승했다. 1차 전 멕시코에 1-3으로 역전 패한 데 이어 네덜란드에 대패하자 축구 팬들이 분노하며 차범근 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요구했다.

결국, 축구협회는 대회 도중 차 감독은 경질하고 말았다. 차 감독 없이 한국은 3차 전에서 벨기에와 1-1로 비겼다.

그렇게 한국에 ‘굴욕’을 안겨줬던 히딩크 감독은 4년 후 2002 한일 월드컵 한국 대표팀 감독이 됐다. 그리고 그는 한국을 월드컵 4강이라는 신화를 창조했다. 국민적 영웅이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 선수로 2002 한일 월드컵에 출전했다.

그러나 한국과의 경기에서 팀이 패하는 모습을 속절 없이 지켜보며 일찌감치 보따리를 싸 모국으로 돌아갔다.

그랬던 그가 한국 대표팀 감독이 됐다. 당시 축구 팬들은 벤투를 2002 월드컵 경기에서 박지성에 강한 태클을 걸었다가 심판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자 주심의 배를 주먹으로 친 주앙 핀투로 착각했다. 이름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당시 경기에서 퇴장한 선수는 핀투와 배투였다. 베투는 이영표에게 거친 태클을 가했다가 두 번째 옐로 카드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퇴장했다.

당시 벤투는 등 번호 17번을 달고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당시 장면을 보면, 벤투는 흥분하면서 심판에게 달려드는 자국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말렸다.

한국 대표팀을 맡아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한 벤투 감독은 하필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 리그에서 모국 포르투갈과 격돌하게 됐다. 모국을 대표해서 뛰던 선수가 ‘적’이 되어 모국을 상대하게 된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모국인 네덜란드와 대결한 적은 없다.

어떻게 보면, 벤투 감독의 ‘축구 인생’이 더 드라마틱한 것인지 모른다.

벤투 감독도 히딩크처럼 포르투갈을 이길 수 있을까? ‘어게인 2002’가 기대된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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