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14] 배구에서 캐치(Catch)가 홀딩(Holding)을 대체한 이유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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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1-10-0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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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는 볼을 잡거나 던지면 캐치 반칙이 선언돼 상대팀에게 점수를 허용한다. 사진은 국내여자프로배구 경기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구는 기본적으로 공중에서 볼이 살아 움직어야 한다. 손으로 하는 종목인 배구의 어원인 영어 ‘발리볼(Volleyball)’은 날아다니는 볼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한자어로 배구(排球)로 번역한 이유도 볼을 손으로 때려서 살려낸다는 뜻이다. (본 코너 454회 ‘왜 ‘Volleyball’을 '배구(排球)라고 말할까‘ 참조)

인위적으로 공중에 떠다니는 볼을 잡거나 멈추게 하면 반칙으로 처리한다. 처음 배구를 시작하는 이들에게서 이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동호인 배구서는 규칙을 잘 몰라 날아오는 볼을 잡아서 패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반칙을 캐치 볼(Catch)라고 맒한다.

국제배구연맹(FIVB) 규칙 9.3.3항 캐치에 대한 규정을 보면 ‘캐치는 볼을 잡거나 던지는 것이다. 이런 타격에 의해서는 리바운드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정의한다. 볼을 띄우려 할 때 일단 잡아서 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방지하려고 만들어진 규정이다. 기본적으로 패스-세트-히트 등으로 이루어지는 배구 방식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만약 볼을 잡아서 패스나 세트를 하면 배구의 기본 틀에서 크게 벗어나는 플레이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볼을 잡아서 플레이를 하는 농구나 핸드볼 등과 흡사한 종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예전 캐치는 홀딩(Holding)이라고 불렀다. 홀딩은 볼을 잡는다는 의미로 캐치와 같은 표현이다. 홀딩은 배구에서 뿐 아니라 복싱, 축구,미식축구,럭비 등에서도 상대의 몸을 누른다는 의미로 쓰였다. 야구에선 동명사 대신 동사형인 ‘홀드(Hold)’라는 용어를 쓰는데 투수가 중간 계투로 세이브를 올릴 때 사용한다 .1986년 미국에서 고안했으며 KBO에서는 2000년부터 공식기록으로 인정하고 있다.

종전 배구에서 홀딩은 볼이 경기자의 손이나 팔에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상태로 반칙으로 처리해 상대팀에게 사이드 아웃이나 득점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1994년 FIVB 룰 개정으로 서비 리시브에서 홀딩이 크게 완화되면서 반칙 적용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좀 더 유연하고 역동적인 경기 흐름을 살리기 위해 변화를 가져왔던 것이다.


1997년부터는 허리 아래, 다리를 사용해 플레이를 하는 것을 허가하면서 볼을 잡거나 멈추게 한다는 홀딩 반칙을 좀 더 명확히 해야할 필요가 생겼다. 이에 상응해 만들어진 명칭으로 캐치가 쓰이게 됐다. 캐치는 손으로 잡는다는 분명한 개념을 갖는 단어로 홀딩을 대신하는 단어로 적절했던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국내서는 캐치 대신 캐치볼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수십년 전 필자가 체육시간에 배구 기본기술을 배울 때 담당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배구 공은 절대 잡으려고 하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대부분 볼을 잡아서 던지는 학생들에게 배구 기본 성격을 설명하면서 홀딩이라는 반칙을 알기쉽게 이해시켜 주었다.

규칙 변화의 영향으로 홀딩이라는 말이 캐치라는 말로 바뀌고 적용 범위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살아있는 볼을 멈추지 않게 하는 배구의 기본적인 특성만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종목의 고유성이 사라지면 안되기 때문일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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