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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20] 왜 스위시(Swish)라고 말할까

2021-06-27 08:15

미국프로농구(NBA) 스테픈 커리는 깔끔하게 바스켓에 꽂히는 '스위시(Swish)'를 잘 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커리가 점프슛을 하는 모습.
미국프로농구(NBA) 스테픈 커리는 깔끔하게 바스켓에 꽂히는 '스위시(Swish)'를 잘 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커리가 점프슛을 하는 모습.
농구에서 공이 림에 닿지않고 빨려들어가듯 깨끗하게 바스켓에 들어갈 때의 쾌감은 특별하다. 손끝을 떠난 슛이 포물선을 그리며 림으로 꽂히는 모습은 마치 움직이는 예술품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한다. 이런 슛을 보면서 관중들은 신기해하기도 하면서 농구의 짜릿한 묘미를 즐긴다. 림으로 깔끔하게 들어가는 슛을 얘기할 때 스위시(Swish)라고 말한다.

원래 스위시는 휙휙 소리와 함께 움직이거나 통과하는 것을 뜻하는 동사형 단어이다. 매리엄 웹스터 인터넷 영어사전에 따르면 이 말은 1756년부터 동사형 의미로 사용됐으며, 1820년 명사형으로 쓰였다. 스포츠에서 스위시를 처음 쓰기 시작한 것은 야구였다. 딕슨야구사전은 스위시는 1893년 볼을 헛스윙하는 상황을 말할 때 쓰였다고 설명한다. 1910년에는 움직이는 커브볼을 의미하는 뜻으로도 사용했다. 스위시 히터(Heater)는 자주 삼진을 당하는 강타자를 의미했다.

농구에서 스위시라는 말은 1913년 트레버 야룬이 ‘비겁자(Coward)’라는 이야기 속에서 처음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 뎀시 다든은 대학 농구 우승을 이끌었다. “공이 공중에서 반 타원을 그리며 골대를 향해 날아갔다. 공이 철제 림에 닿지 않고 골대를 통과하자 휙(swish) 하는 소리가 울렸다”고 그는 말했다. 비록 스위시라는 말이 가상의 인물을 통해 탄생했지만 농구 경기장에서는 많은 이들이 이 말을 즐겨 사용하게됐다.

1891년 제임스 네이스미스가 농구 경기를 처음 만들었을 때 복숭아 바스켓과 축구공을 사용했다고 한다. 복숭아 바구니는 쉽게 파손돼 얼마 지나지 않아 금속 림으로 바뀌었다. 1912년 그물망을 갖춘 현재와 비슷한 바스켓을 공식 승인하면서 스위시라는 말이 등장했던 것으로 보인다.

스위시는 림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에어볼(Air Ball)과 비교된다. 에어볼은 백보드, 림, 네트 자체를 맞추지도 못하고 완전히 빗나가 득점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본 코너 413회 ‘왜 에어볼(Air Ball)이라 말할까’ 참조) 하지만 스위시는 어떤 골 시설물도 건드리지 않고 깔끔하게 들어가는 슛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최고의 에어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위시를 가장 많이 연출하는 이는 고도의 슛 능력을 갖춘 선수가 대부분이다. 공식적으로 스위시를 기록하는 것은 아니지만 슈터들이 스위시를 많은 장식한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최고 슈터 스테픈 커리는 2010년대 신기의 3점슛을 선보이며 명성을 날렸다. 커리는 장거리 3점슛을 마치 2점슛을 넣는 것처럼 손쉽게 많은 스위시를 성공시켰다. 커리의 등장으로 스위시의 새로운 묘미를 많은 팬들은 즐길 수 있었다. 농구 전문가들은 “커리가 네이스미스가 창안한 농구를 코트에서 슛으로 재창조했다”고 말을 하기도 했다.

커리 말고도 스위시를 자주 선보였던 선수들은 많다. 1980-9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비롯해 제리 웨스트, 래리 버드, 레지 밀러, 더크 노비츠키 등은 스위시 슛의 마력을 발휘하며 팬들을 열광케했다. 이들은 한 번의 깨끗한 샷으로 승부를 뒤집으며 자신의 빼어난 슛 능력을 과시했다. 슈터들은 림이 타이트 하거나 느슨하거나, 새 그물이 달렸거나, 그물이 없거나 상관없이 깔끔한 슛능력을 보여주었다. 팬들은 스위시 소리를 좋아한다. 아마도 스위시가 갖는 묘미 때문에 농구장을 더 찾는 지도 모른다.

스위시는 나이키 전통 로고 스우시(Swoosh)와 자주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스우시의 사전적 뜻은 ‘휙하는 소리를 내며 움직이다’이다. 스위시는 비슷한 의미이다. 아마도 이 말은 스위시에서 음역을 차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나이키 스우시 로고는 1971년 캐롤린 데이비슨이라는 포틀랜드 주립대학교 재학중인 그래픽 디자인 전공 학생이 만들었다. 그녀는 나이키용으로 디자인한 로고를 제작한 댓가로 35달러를 받았다. 나중에 개정된 엠블럼은 그 이후로 나이키 로고로 세계 스포츠에서 가장 상징적인 이미지 중 하나가 됐다. 로고 모양은 승리의 여신 '니케(Nike)'의 날개를 옆에서 본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나이키 설명에 따르면 이 로고는 니케의 영혼을 상징하기도 한다. 현재는 NIKE 글자가 달린 버전과 안 달린 버전과 글자 형태를 사각형으로 만든 버전만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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