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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중계권료 300억원으로 몸값 높아진 프로배구, 더 판 키울 수 있다

2021-06-18 11:21

조원태(왼쪽) 한국배구연맹 총재와 박중민 KBS N 대표가 16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연맹 회의실에서 방송권 계약을 체결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조원태(왼쪽) 한국배구연맹 총재와 박중민 KBS N 대표가 16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연맹 회의실에서 방송권 계약을 체결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조원태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는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연맹 회의실에서 주관방송사인 KBS N과 방송권 계약을 체결한 뒤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KBS N 대표와 기념 사진을 찍기에 앞서 KOVO 관계자들에게 “수고 많았다”며 격려를 하는 것을 잃지 않았다. 중계권료 금액과 조건 등이 만족스러울 정도의 결과를 냈기 때문이다.

프로배구는 2016~17시즌부터 2020~21시즌까지는 5년간 200억원, 연평균 40억원에 계약했지만 이번에 6년간 300억원에 계약하면서 연평균 금액이 50억원으로 늘었다. 사실상 ‘잭팟’을 터트린 거나 다름없었다.

지난 해 7조 4천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2천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대한항공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조 총재에게 300억원은 어떻게 보면 큰 돈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KOVO 입장에서는 300억원은 액수 못지않게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프로배구가 질적, 양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를 잘 아는 조 총재로서는 크게 기뻐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지난 2017년 4·5대 구자준 총재에 이어 6대 총재로 선임된 그는 2020년 1차 임기를 마치고 연임돼 7대 총재로 재임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맞은 중계권 협상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이는 일시적인 성과로 지나친 일은 아닌 것 같다.

2005년 프로배구 태동 당시 3억원과 비교하면 10여년 사이 13배가 넘게 올랐다. 국내 4대 프로 스포츠 중 가장 늦게 출범한 프로배구는 한때 시장 규모와 시청률면에서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점차 나타나며 2012~2013시즌부터 반전이 이뤄졌다. '마의 1%대'를 넘는 케이블 TV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경기당 0.8∼0.9%대를 유지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2012~2013시즌 중계권료는 31억원이었다. 2013~2014시즌부터는 KBSN과 최초로 3년 계약에 성공했다. 중계권료도 총액 100억원을 넘겼다. 크게 늘어난 금액은 아니었지만 치솟는 인기를 대변하기에 충분했다.


중계권료로 평가받는 몸값이 100억원을 넘어 200억원을 거쳐 300억원을 찍었다는 것은 바로 프로배구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이다. 프로배구는 출범 초기 총 9개였던 팀이 여자부 신생팀 창단으로 총 14개팀으로 확대되는 등 외연이 넓어졌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보유한 외국인 공격수들이 유입되면서 프로배구는 프로스포츠 종목에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며 인기가 꾸준히 상승했다.

조 총재의 배구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현재 프로배구의 저변이 넓어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게 프로배구 관계자들의 평가이다. 웬만한 프로배구 선수들의 이름까지 외우고 있는 그는 이사회 등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참석해 현안 문제를 처리하며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큰 키만큼 넓은 포용력으로 KOVO 관계자들을 일일이 챙기는 것도 잃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프로배구는 현재의 인기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에 비해 중계권료가 아직 뒤지기는 하지만 인기가 점차 상승하고 있는만큼 앞으로 몸값은 현재보다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TV 중계권 성공을 더 높이 오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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