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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80] 왜 LA 클리퍼스(Clippers)는 팀이름을 ‘클리퍼스’라고 말할까

2021-05-13 07:50

LA 클리퍼스는 버팔로, 샌디에이고를 거쳐 1984년 LA 연고팀이 됐다. 클리퍼스는 항구도시 샌디에이고 시절 배와 연관된 이미지로 붙여진 이름이다. 사진은 LA 클리퍼스 경기모습. [LA 클리퍼스 인스타그램 캡처]
LA 클리퍼스는 버팔로, 샌디에이고를 거쳐 1984년 LA 연고팀이 됐다. 클리퍼스는 항구도시 샌디에이고 시절 배와 연관된 이미지로 붙여진 이름이다. 사진은 LA 클리퍼스 경기모습. [LA 클리퍼스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서부의 최대 도시 LA에는 2개의 프로농구(NBA)팀이 있다. LA 레이커스와 LA 클리퍼스이다. LA는 천사의 도시라는 스페인어(Los Angels, 영어 The Angels)에서 유래된 도시답게 재정적으로 2팀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의 빅마켓이다. 농구팬들은 LA 레이커스에 대해선 많이 알고 있지만 LA 클리퍼스는 상대적으로 아는 정보가 많지 않다. LA 클리퍼스가 창단이후 파이널은 물론 컨퍼런스 결승전에도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려한 전통의 LA 레이커스와는 크게 비교되는 약팀이다.

LA는 클리퍼스가 1984년 샌디에이고에서 이전해오면서 NBA팀이 2개가 됐다. 두 팀은 스테이플스 센터를 홈경기장으로 나란히 쓰고 있다. LA 클리퍼스는 1999년부터 LA 레이커스와 같은 경기장을 사용하고 있는데, 2024년이후부터는 잉글우드 바스켓볼앤드 엔터테인먼트센터를 홈구장으로 쓸 예정이다. 2014년 5월 LA 클리퍼스를 당초 평가액보다 몇 배 더 많은 20억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팀을 인수한 전 마이크로소프트 CEO 스티브 발머가 구단주가 된 이후 자체 전용구장없이 떠돌아다니던 팀을 정착시키기 위해 1만8천석 규모의 경기장을 LA 잉글우드에 자신의 돈으로 짓고 있는 중이다. 2024년이 되면 LA 클리퍼스는 1984년 연고지를 LA로 옮겨오면서 USC 대학과 스페이플스 센터 등으로 체육관을 빌려써 쓰던 ‘더부살이’를 청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A 클리퍼스의 전신은 버팔로 브레이브스이다. 1970년 뉴욕주 버팔로의 사업가 폴 스나이더의 주도로 창단했다. 신생팀으로 성적도 내지 못하고 흥행이 어렵게 되면서 1976년 싼 가격인 620만달러에 ABA팀 켄터키 콜로넬스 구단주이던 존 Y 브라운에게 매각했다. 당시는 중계권이나 광고 등으로 수입을 올리지 않고 선수 거래와 입장 수입 등으로만 팀운영을 하던 때라 몇 년간 성적부진으로 재정악화로 인해 보스턴 셀틱스 전 구단주 어브 레빈에게 팀이 넘어갔다. 새 구단주가 된 레빈은 1978년 연고지를 동부에서 서부의 항구도시 샌디에이고로 옮기며 팀을 새롭게 정비하며 이름을 샌디에이고 클리퍼스로 결정했다.

클리퍼스는 팀이름 공모전에서 선택된 것이었다. 용감한 사람들이라는 ‘브레이브스(Braves)’가 새 연고지 팀이름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본 레빈 등 팀 관계자들은 공모전에서 채택된 클리퍼스가 새로운 이름으로 도시 이미지와 잘 맞다고 생각했다. ‘클리퍼스(Clippers)’는 빠르게 나아가다는 의미인 동사형 ‘크립(Clip)’와 사람을 의미하는 접미사 ‘-er’의 복수형 합성어이다. 빠르게 나아가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말은 원래는 19세기 샌디에이고가 대형 요트의 본거지였다는 것을 가리키는 뜻으로도 쓰였다. 대형 요트들의 이름에 클리퍼스라는 말을 많이 붙였다. 역사상 첫 번째 대형범선인 볼티모어 클리퍼스라는 이름은 잘 알려져 있다. 1967년 샌디에이고 로키츠라는 프로농구팀이 창단했다가 1971년 휴스턴으로 이전하면서 프로농구팀이 한동안 없었던 샌디에이고 팬들은 클리퍼스 이름을 단 프로농구팀이 출범하자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에 지나지 않았다. 1984년 또 다시 연고지를 LA로 옮겨 가면서 샌디에이고는 NBA팀이 없는 도시가 돼 버렸다.

LA 클리퍼스는 잦은 연고지 이전 딱지가 붙어있고 LA 레이커스의 화려한 명성에 가려 그동안 이렇다할 빛을 보지 못했다. 2020년 50년 연속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 실패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기도 했다. 내세울 만한 선수도 없어 영구결번 선수가 전무하다.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공시킨 IT사업가 스티브 발머가 의욕적인 투자와 농구에 대한 관심으로 서서히 자리를 잡아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가야할 길은 멀다. 우선 지역 라이벌 LA 레이커스에 대등할 전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2020-2021시즌에선 LA클리퍼스가 현재 서부컨퍼런스 3위를 달리며 7위의 LA 레이커스를 앞지르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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