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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2031일만의 선두 삼성과 579일만의 꼴찌 롯데의 차이는?

2021-05-03 09:17

삼성이 2일 대구 홈경기 LG와의 주말 3연전을 싹쓸이 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이 2일 대구 홈경기 LG와의 주말 3연전을 싹쓸이 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021시즌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꼭 한달이 지나 전체 레이스의 20%에 약간 못 미치는 경기를 치렀다. 그동안 10개 팀들은 최소 한차례씩 서로 맞붙어 서로의 전력을 저울질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은 지난달 28일 지난해 챔피언 NC를 홈으로 불러들여 4-3, 1점차로 이기고 2015년 10월 6일 이후 무려 2031만에 정규시즌 선두에 나섰다. 그리고 이 여세를 몰아 선두 경쟁을 하던 LG와의 주말 홈 3연전을 싹쓸이 승리했다. 이 또한 2015년 7월 3일부터 5일까지 6년만의 LG전 스윕이었다.

반면 롯데는 지난해 1~3위를 한 NC와, 두산 그리고 kt에 위닝시리즈를 거두었으나 오히려 하위권 팀들에게는 루징시리즈를 하더니 급기야 주말 홈 한화전에서는 충격의 스윕패를 당하고 말았다.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활약하던 한화에 2008년 5월 6일부터 8일까지 홈에서 3연패를 당한 이후 무려 13년만이다. 덩달아 2019년 10월 1일 이후 579일만에 정규리그 꼴찌로 추락했다.

올해가 시작할 때만해도 삼성과 롯데는 5강 후보에 끼지 못했다. 그저 똑같이 중위권이었다. 지난해 삼성은 SK(현 SSG)와 한화가 바닥권에서 헤맨 덕분에 8위를 했고 롯데는 7위였지만 나름 시즌 막바지까지 선전을 했었다.

하지만 불과 몇개월 사이에 팀이 선두와 꼴찌로 바뀌었다. 과연 그 차이는 무엇일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선두와 꼴찌의 차이는 기록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삼성은 팀 타율 3위(0.273), 팀 평균자책점 1위(3.59)다. 반면 롯데는 팀 타율은 4위(0.268)이지만 팀 평균자책점은 8위(5.34)다. 여기에다 삼성은 도루는 2위(25개)이지만 상대팀에 도루 허용은 단 9개로 두산과 함께 한자리 수에 그치고 있다. 반면 롯데는 도루 11개로 공동 8위에다 도루 허용은 반대로 25개로 LG와 함께 공동 1위다.

'피렐라 효과'로 2031일만에 성큼 1위로  올라선 삼성이 2일 피렐라의 딸 아타나의 2살 생일을 맞아 부인 약세니가 시구를 하고 피렐라가 시포를 하는 가족 시구행사를 열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피렐라 효과'로 2031일만에 성큼 1위로 올라선 삼성이 2일 피렐라의 딸 아타나의 2살 생일을 맞아 부인 약세니가 시구를 하고 피렐라가 시포를 하는 가족 시구행사를 열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러한 외형상 기록으로만 따질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삼성은 '피렐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일본을 거쳐 KBO 리그에 입성한 호세 피렐라는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과감한 베이스러닝이나 홈런성 타구에도 홈런이 인정되기 전까지는 전력으로 달리는 등 그야말로 지금까지의 외국인선수와는 다른 모습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피렐라는 3일 현재 홈런(9개)을 비롯해 최다안타(37개), 득점(21점), 장타율(0.673) 등 4개 부문 2위에 이어 타격 5위(0.356), 타점 공동 11위(20점)에 올라 있다. 특히 스스로 홈런타자가 아니라고 하면서 2.9게임당 1개꼴로 홈런도 터뜨린다. 삼성이 올린 16승 가운데 결승타만 벌써 4번이다.

특히 피렐라의 몸을 사리지 않은 경기 집중력은 다른 선수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올시즌이 끝나면 3번째 FA 자격을 얻은 강민호를 비롯해 구자욱, 김상수, 박해민, 이학주, 김지찬 등 모든 선수들에게 프로선수는 어떤 경우에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피렐라의 특급활약에 삼성 주장 박해민은 뜻깊은 특별행사로 화답했다. 2일 대구 LG전에 2019년 5월 2일 태어난 딸 아이타나의 2살 생일 기념으로 아내 약세니가 시구를 하고 피렐라는 포수로 나서는 가족 시구행사를 마련한 것. 피렐라가 삼성 선수단에 얼마나 함께 녹아있는지를 실감케 해 주는 대목이다.

삼성 선수들과는 다른 의미의 인사. 2일 사직 홈경기 한화의 3연전에서 모두 패한 롯데 선수들이 팬들앞에 고개를 깊이 숙였다. [연합뉴스]
삼성 선수들과는 다른 의미의 인사. 2일 사직 홈경기 한화의 3연전에서 모두 패한 롯데 선수들이 팬들앞에 고개를 깊이 숙였다. [연합뉴스]
이러한 삼성과 달리 롯데는 시즌 시작하자마자 허문회 감독과 프런트의 불화설이 터져 나왔고 덩달아 투타마저 부진하다. 안치홍부터 손아섭 전준우 이대호 정훈까지 베테랑들로 구성된 상위타선은 전체적으로 활력을 잃은 모습이다. 신예들은 출전기회를 받지 못해 성장세가 지지부진하다. 굳이 기록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손아섭의 부진은 전체 타선에 구멍이 뚫릴 정도로 심각하다.

여기에 마운드도 참담하다. 선발진에서는 에이스인 댄 스트레일리 정도만 제몫을 해 줄뿐 앤더슨 프랑코와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 주어야 할 박세웅도 불안하기 그지없다. 박세웅은 30일 한화전에서 3⅓이닝 6실점이나 하며 13게임째 무승이다. '슈퍼루키'로 마운드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던 김진욱은 3게임에서 평균자책점 10.54로 부진한 채 2군으로 내려갔다.

고육지책이 되어야 할 야수 등판도 벌써 3게임에 5명이나 나왔다. 야수가 등판한다면 게임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이래저래 롯데에게는 악재들뿐이다.

하지만 1위와 꼴찌의 게임차는 아직 5.5게임밖에 나지 않는다. 1위도 언제든지 연패에 빠질 수 있고 꼴찌도 연승할 수 있다. 순식간에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그만큼 아직은 어느쪽도 지나치게 낙관을 하거나 비관을 해서는 안된다.

프로야구는 3~4일 이틀간 휴식기간이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 예비엔트리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덕분이다. 달콤한 이틀 휴식 뒤는 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두고보자.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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