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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골프는 예능이 아니다...박찬호가 첫 프로대회 출전에서 얻은 교훈

2021-04-30 20:58

30일 박찬호의 2라운드 경기 모습.  [KPGA 제공]
30일 박찬호의 2라운드 경기 모습. [KPGA 제공]
2일간 29오버파 171타, 출전 선수 153명 중 153위.
'코리아 특급' 박찬호(48)가 아마추어 자격의 추천선수로 29,30일 양일간 출전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 1, 2라운드 합계 성적이다.
본인 자신은 난생 처음으로 프로대회에 출전한다는 설레임으로 좋은 성적을 기대했을 법하다. 하지만 국내 골프전문가들은 국내 최정상급 프로선수들을 성적로 겨룬 대회였던만큼 박찬호가 이런 성적을 내리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박찬호는 평소 예능 프로 등에서 싱글핸디 골프실력을 보이며 마치 골프에 상당히 재능이 있는 것처럼 자신했었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었다. 그는 프로들이 공식대회서 어떤 식으로 골프를 치는 가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박찬호는 보통 주말골퍼들처럼 즐기는 골프를 주로 했다. 프로들을 위한 챔피언티보다 20m 정도 짧은 레귤러티에서 티샷을 주로 하면서 70타 중초반을 친곤 마치 프로들과 겨뤄볼만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막상 프로 대회에 출전하면서 평소 동호인끼리 하던 경기와는 현저히 다른 경기 스타일에 당황했다. 스코어는 10타 이상을 더 까먹으며 들쑥날쑥 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느끼던 것과는 전혀 경기 양상이 다르게 펼쳐졌기 때문이다. 드라이버부터 흔들리고 아이언샷이 불안해지면서 모든 것이 뒤틀릴 수 밖에 없었다. 아마추어골퍼들이 자주 표현하는 '보기 플레이어' 수준을 면치 못했다.
박찬호를 비롯한 야구 엘리트 스타들은 골프를 야구보다 좀 수월한 종목으로 치부하며 우월의식(?)을 갖는 경향이 있다. 야구처럼 '움직이는 공'을 치는 데 '죽은 공'을 다루는 골프쯤이야하고 쉽게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골프를 제대로 모르고 나오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프로 골프에서 선수로 활동하기 위해선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하고 재능도 있어야 한다. 1,2타로 승부가 갈라지는만큼 프로골퍼들은 매샷마다 치열한 긴장감으로 경기를 임할 수 밖에 없다. 평소 연습 때도 매일 수천 개 이상 볼을 때리고 매일 최소 9홀 정도를 돌아야 정상급 선수로 올라설 수 있다는게 골프계의 불문율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에 못지않게 고단하고 어려운 길을 걸어야 정상에 설 수 있다는 얘기이다.
박찬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밖에서 보는 것만큼 골프가 그렇게 쉬운 종목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느꼈을 것이다. 그는 경기 후 다시 KPGA 대회에 나올 계획을 질문받자 "유명인 대회 정도를 몰라도 프로대회는 아닌 것 같다"며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는듯한 말을 남겼다.
평소 즐기는 골프를 갖고 마치 자신이 골프에 재능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프로 골프를 만만히 보는 이들에게 박찬호의 이번 사례는 좋은 교훈으로 남을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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