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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KBO 선수들도 민망한 ‘S존 판정’에 대들어야...심판 ‘고유 권한’이라는 이유로 침묵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냐

2021-04-30 10:34

삼진당하는 추신수.
삼진당하는 추신수.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출루 귀신’ 조이 보토(신시내티 레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알아주는 다혈질 타자다.

특히, 심판의 ‘S존 판정’에 대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선수로 유명하다.

자신의 눈에는 분명 볼인데, 스트라이크로 판정될 경우 이들은 그 자리에서 심판에게 항의한다. 심판의 얼굴에 침이 튈 정도로 거세다.

당연 심판은 ‘고유 권한’에 대항한다며 즉각 퇴장을 명한다.


그러면, 감독 역시 덕아웃에서 득달같이 뛰쳐나와 선수와 구심 사이에 끼어들며 심판에게 반발한다.

심판은 어김 없이 감독도 퇴장시켜 버린다.

투수 역시 심판에게 볼 판정에 대해 항의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중 가장 유명한 일화는 투수 매디슨 범가너(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베테랑 심판 중 한 명인 조 웨스트 간에 있었던 ‘살벌한 노려보기’다. 이 사건은 아직도 인구에 회자한다.

구심 웨스트가 볼로 판정하자 범가너는 한동안 웨스트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봤다.

자존심 강한 웨스트도 지지 않았다. 그도 범가너를 노려봤다.

한동안 무언의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이처럼, 메이저리그 심판의 ‘S존 판정’에 대한 선수들의 반항은 매우 거칠다.

메이저리그 역시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대한 권한은 오롯이 심판 몫이다.

권위에 도전하면 가차 없이 퇴장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대든 정도에 따라 벌금 액수도 달라진다. 심판의 몸에 손끝 하나 대서도 안 된다. 그래서 선수들은 두 손을 뒷짐 쥔 채 얼굴을 신판 얼굴에 바짝 대고 침을 튀기며 항의한다.

하퍼와 보토는 분을 참지 못한 채 심판이 보는 앞에서 배트를 부러뜨리기도 한다. 이 역시 퇴장감이다.

이런 일이 너무 잦자 메이저리그는 사람이 아닌 로봇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로봇의 눈이 사람보다는 더 정확할 것이기 때문이다.

로봇 심판제는 마이너리그에서 실험 중이다. 시차 문제만 해결되면 곧바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실행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KBO 역시 지난해부터 이 로봇 심판제 도입을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은 이른 감이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KBO 1군 리그 경기에도 로봇 심판제가 실시될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오랫동안 추신수(SSG 랜더스)가 KBO 스트라이크존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KBO 심판들의 ‘S존 판정’에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 3자가 봐도 어이없는 판정이 적지 않다. 경기 승부의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로봇 심판제를 좀 더 빨리 실시하려면, 메이저리그만큼은 아니지만, 선수들도 심판에게 다소 거칠게 항의할 필요가 있다. 퇴장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말도 안되는 판정인데도 ‘고유 권한’이라는 이유로 침묵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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