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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김태형 두산 감독의 착각...김재환은 이승엽이 아니었다

2020-11-24 22:39

김재환
김재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준결승전.

한국은 ‘숙적’ 일본을 만났다.

2-2로 맞선 8회 말 1사 1루의 기회에서 이승엽이 타석에 나섰다.

한국의 4번 타자였다.

이승엽은 예선에서 22타수 3안타, 타율 0.136의 부진에 시달렸다. 특히 홈런은 한 개도 없었다.

이날 역시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고 4회 무사 1·3루에서는 2루 쪽 병살타를 쳤다. 6회 1사 1루에서도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한국팀을 응원하던 관중석에서 “꺼져라”라는 야유가 나왔다.

이런 소리까지 들으며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볼카운트 1-2의 불리한 상황에서 일본 왼손 투수 이와세 히토키의 몸 쪽 낮은 공을 걷어 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한국은 결승에 진출했다.

이승엽은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선제 투럼 홈런을 쳐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4번 타자는 타율이 좋을 필요가 없다. 타율도 높으면 좋겠지만, 그보다 4번 타자는 중요할 때 타점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것도 지고 있거나 동점인 상황에서 큰 거 한 방으로.

이게 4번 타자의 가장 튼 덕목이다. 단기전에서는 더욱 그렇다.

두산 베어스의 4번 타자 김재환은 2020 한국시리즈 내내 침묵했다. 타율이 5푼 밑으로 떨어졌다.

24일 NC 다이노스와의 6차전에서도 그의 방망이는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본인도 답답했는지 타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에서 범타에로 물러나자 방망이로 땅을 치는 모습도 보였다.

7회 무사 2, 3루에서도 타점은 올렸지만, 2루 땅볼에 그쳤다.

아무리 깊은 슬럼프에 빠졌어도 4번 타자는 중요할 때 한 방을 터뜨려줘야 한다.

김경문 베이징 올림픽 한국 대표팀 감독은 4번 타자 이승엽을 끝까지 믿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4번 타자 김재환을 끝까지 믿었다.

그러나 김재환은 이승엽이 아니었다.

그러기에 4번 타자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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