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체육 100년100인100장면] 36. 4분11초만에 챔피언 된 ‘스트리트 파이터’ 김태식

이신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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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10-2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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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식은 이른바 스트리트 파이터 출신이다. 거리의 주먹인 셈인데 아마추어 경험이 별로 없이 프로 전적 10전 안팎에서 타이틀전을 가진 선수는 그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김태식은 그 짧은 시간에 폭풍처럼 휘몰아 쳐 줏가를 엄청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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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급은 몸무게 52kg 정도의 경량급이다. 주먹의 힘은 한계가 있다. 때문에 묵직한 한 방 보다는 잦은 주먹을 주고 받으며 판정으로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태식은 달랐다. 신인왕에 오른 뒤의 78년~79년 경기에서 무려 8연속 KO승을 올렸다. 세기는 부족했지만 워낙 돌주먹이어서 굳이 기량을 가다듬을 필요도 없었고 덕분에 프로 경력이 짧은데도 타이틀 도전의 기회가 주어졌다.

1980년 2월 17일 서울 장충체육관. 김태식의 WBA(세계복싱협회) 플라이급 타이틀 도전전.

김태식은 속전속결의 전략을 세웠다.

챔피언 이바라는 대단한 테크니션이었다. 김태식의 힘과 이바라의 기량 대결이 된 셈인데 라운드가 이어질수록 테크니션이 유리할 수 밖에 없었다. 더운 나라에서 온 이바라가 추위 탓에 몸이 풀리기 전에 끝낸다는 속셈이었다.

링이 울리자 김태식은 번개처럼 뛰어 나갔다. 그리고 주먹을 쉼 없이 터뜨렸다. 1~2회의 4분11초 동안 김태식이 퍼부은 주먹은 무려 227개. 그중 180개가 유효타였다. 이바라는 주먹 한번 제대로 내지 못했고 김태식이 휘두르는 주먹에선 거센 바람 소리가 났다.


“스쳐 지나가는 주먹에서 오히려 더 큰 두려움을 느꼈다”.

경기 후 이바라의 고백이었다. 김태식의 경우 ‘헛방’도 ‘정타’못지 않게 적을 위협한 것이었다. 김태식이 2회 1분 11초만에 KO승을 거두며 WBA 플라이급 세계 챔피언이 되었다. 최단 전적 챔피언이고 최단경기시간 세계 타이틀전 승리였다.

가진 게 몸 하나 밖에 없어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음을 시원한 펀치로 보여준 김태식. 그래서 그의 챔피언 등극 사건은 사회면 기사로 더 많이 보도 되었다. 그러나 너무 많이 맞는 복싱, 그것도 뻣뻣하게 선채로 상대 주먹의 충격을 그대로 받는 스타일 때문에 김태식의 복싱 수명은 짧았다.

방어전도 겨우 1차례만 성공, 해를 넘기지 못하고 타이틀을 잃었으며 이듬 해(1981년 8월30일) 재기전인 아벨라(멕시코)와의 WBC 플라이급 세계챔피언 타이틀 경기에서 2회 KO패, 링을 떠났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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