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손자병법] 32-⓶ 3김 감독의 감독론

이신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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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07-01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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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누가 하나.

야구는 노는 시간이 많다. 공수교대가 있고 공격 순서가 있다. 투수는 한 개의 공으로 한 명의 타자를 처리하기도 하지만 10개 이상의 공을 던져야 할 때도 있다. ‘노는 시간’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고 감독이 움직일 여지가 많다.

더러 관중석에서 감독 못지 않는 작전을 내놓을 수 있는 게 야구고 그래서 ‘누가 야구를 하는가’라는 물음이 나온다.

김인식 감독은 ‘야구는 선수가 한다’는 쪽.

감독이 경기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10%라고 말한다. 그 10%가 성적을 크게 좌우하긴 하지만 그래서 경기장에선 작전을 많이 내지 않는다. 선수의 능력을 파악한 터여서 선수에게 일임한다.

김응용 감독도 세세하지 않다.

웬만하면 내버려 둔다. 선수 개개인에게 지시를 내리지 않고 작전도 그리 많지 않다. 승부처라고 보면 작전을 걸지만 경기의 80% 이상을 선수들에게 맡긴다. 다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엉뚱하게 화를 내거나해서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김성근 감독은 손안에 경기를 넣고 주물럭거린다.

훈련은 훈련이고 실전은 실전이다. 자기 선수들의 능력과 상대의 실력을 머릿속 컴퓨터에 넣고 계산 한 후 확률이 높은 쪽으로 사인을 내거나 작전을 건다. 3할의 왼손타자라도 왼손투수가 나오면 교체하는 식이다. 쓸 수 있는 오른 손 타자의 타율이 2할이라고 해도 바꾼다.

김응용과 김인식은 경기의 흐름을 주시하지만 김성근은 경기를 끌고 가고자 한다. 결과는 상황과 팀의 실력에 따라 다르다. 보통 이상의 선수는 감으로 나가는 게 좋고 보통 이하의 선수는 확률이 낫다. 프로는 보통이상의 선수들이다. 애쓴 보람이 없을 때가 더 많다.

감독은 뭐 하는 사람인가.

김응용은 감독권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양보하지 않는다.

78년 이탈리아 야구선수권 대회. 30대의 젊은 감독이었던 김응용은 강한 야구를 지향했다. 무사1루든 뭐든 강공일변도였다. 조금 처지는 실력임을 감안하면 선취득점을 위해 번트 등 기습작전을 펼만한데 통 그러질 않았다.

미련곰탱이였다. 보다 못한 선수단장이 사인을 내려 보냈다. 당시엔 흔히 있는 일이었다. 선두주자가 출루하자 바로 번트를 지시했다. 뒤통수에서 날아 든 사인. 김응용은 인상을 한 번 쓴 후 단장이 원하는 대로 번트를 지시했다. 번트 성공으로 1사2루의 찬스를 맞이했지만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다음 타자도 번트, 그 다음 타자도 번트였다.

단장은 좌불안석이었으나 참았다. 그런데 다음 회 공격 때도 계속 번트였다. 무사에서도 번트, 2사에서도 번트였다. 점수를 못내는 건 당연했다.

번트로 왜 아까운 아웃카운트만 날리느냐는 것이 김응용의 생각이었다.

기겁을 한 단장은 할 수 없이 다시 지시를 내렸다. 알아서 하라는 사인이었다. 감독권을 되찾은 김응용은 비로소 정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한국팀은 동메달을 차지했고 김응용의 카리스마는 그때부터 형성되었다.

김응용 감독은 구단과 비교적 잘 지내는 편이다. 원하는 게 있어도 구단이 곤란하다고 하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필요한 선수를 요구하지만 구단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바로 포기한다. 그러나 경기에 들어가면 그 누구의 간섭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김응용에게 감독은 언제나 김응용 뿐이다.

김성근도 감독권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김성근은 감독권 뿐 아니라 프런트 일까지 넘보는 게 문제다. 물론 좋은 성적을 위해 요구하는 것이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원하는 바를 얻으려고 한다. 팀을 떠날 때 더러 마찰음이 생기는 이유이다.

김인식도 감독의 고유권한에 대해선 양보가 없다. 다만 그는 그것이 감독의 권한이라고 하더라도 이야기를 듣고 옳다고 생각하면 건의를 받아들일 준비까지는 한다. 막무가내는 아니지만 잘 받지는 않는다. 태도가 유연 할 뿐이지 결과는 같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news@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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