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우승 상금 2억 5천만원 기부' 유소연에게 즐거운 추억이 될 한국여자오픈

2020-06-21 18:29

트로피에 입맞춤하는 유소연.[연합뉴스]
트로피에 입맞춤하는 유소연.[연합뉴스]
국내 내셔널 타이틀을 차지한 유소연(30)이 한국여자오픈 우승 상금 전액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에 기부하는 통 큰 결정을 내렸다.

유소연은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6929야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어젯밤에 우승하면 상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기도했다"고 밝혔다.

국내 여자골프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의 우승 상금은 2억5천만원이다.

유소연은 "2라운드부터 선두를 달리고 있어서 많이 떨렸다. 오랜만의 우승이라 많이 떨려서 뭔가 목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일을 목표로 하니 더 열심히 하게 됐다"며 기부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사실 지금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들은 보너스 같은 대회들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많은 분이 노력해 만들어주신 대회이기 때문"이라며 상금을 코로나19 관련 기금으로 기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유소연은 기부 결심은 혼자 생각한 것이라며 "시상식 후 어머니께 '상금은 기부한다고 발표할 테니 놀라지 마시라'고 했다. 어머니도 흔쾌히 기뻐하셨다"며 웃었다.

유소연은 올해 출전한 모든 대회 상금을 기부금으로 내놓고 있다.

지난 2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 공동 2위 상금(9만49달러)의 절반은 호주 산불 구호 기금으로 전달했고 이어서 열린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상금도 기부한다고 밝혔다. 또 5월 박인비(32)와 함께 출전한 골프존 LPGA 매치플레이 챌린지 행사의 상금도 코로나19 돕기 성금에 보탰다.

즐겁게 나선 대회에서 좋은 성적과 함께 선행까지 한 유소연은 이번 대회를 즐거운 추억으로 남길 수 있게 됐다.

올해 처음 나선 국내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유소연은 대학 후배 이재혁(26)를 캐디로 대동하고 함께 출전했다. 이재혁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로 2012년 최연소 나이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프로 선수로 알려졌다.

유소연은 대회 1라운드를 마치고 "오랜만에 국내 대회를 출전했기에 전문 캐디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재밌게 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대학교때 친했던 후배에게 부탁을 했다"고 밝히며 "캐디의 역할 중 하나가 선수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후배 이재혁이 캐디 역할을 잘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또한 이번 우승으로 유소연은 12년 전 우승을 놓쳤던 아쉬움을 씻을 수 있게 됐다. 그는 지난 2008년 3차 연장 끝에 이 대회에서 신지애(32)에 우승을 내준 바 있다.

유소연은 "KLPGA 투어에서 가장 아쉬운 대회였다"고 설명하며 "올해가 5번째 한국여자오픈 우승 도전이었는데 그때 우승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제는 우승해서 불편하지 않은 마음으로 그때를 추억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이번 우승으로 지난 2월 LPGA 투어 빅 오픈 연장 패배의 아쉬움도 덜어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오픈 우승 뒤 한국여자오픈 우승이 더 하고 싶어졌었다. 작년에는 US여자오픈과 일정이 맞물려서 못 나왔는데 드디어 내셔널 타이틀에서 우승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다음에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영국의 내셔널 타이틀도 따내고 싶다는 포부도 밝히면서 "확실히 사람은 욕심이 많은 동물"이라며 웃었다.

[이태권 마니아리포트 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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