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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 세계에서 첫 개막한 KLPGA챔피언십, 선수와 캐디와의 사회적 거리두기(2m) 잘 지켜지나

2020-05-15 06:49

14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최예림(오른쪽)이 티샷 후 캐디와 함께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양주=연합뉴스]
14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최예림(오른쪽)이 티샷 후 캐디와 함께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양주=연합뉴스]


[양주=김학수 기자] 14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에서 개막한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 이날 낮 12시 조금 지나 지난 해 KLPGA 신인왕출신 ‘핑크 공주’ 조아연(20)은 좋아하는 핑크색 상하의와 핑크색 마스크를 쓰고 1번홀 티그라운드에 모습을 비쳤다. 티오프 시간을 착각해 마스크를 쓰고 연습하다가 경기 진행요원의 안내로 허겁지겁 1번홀로 달려와 다소 당황한 듯 보였다. 조아연은 약간 좌에서 우로 도는듯한 도그레그형의 1번홀 페이웨이를 향해 마스크를 쓴 채 핑크색 볼로 티샷을 날렸다. 티샷을 마친 뒤 남자 캐디와 귀엣말로 티샷이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듯 했다. 그와 캐디의 거리는 1m도 안됐다.

‘코로나 극복, 대한민국 파이팅!’을 부제로 내걸고 선수 및 대회 관계자, 골프 팬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무관중으로 개최하는 이번 KLPGA 챔피언십이지만 가장 안전 사각지대는 선수와 캐디의 거리문제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선수와 캐디간 사회적 유지거리인 2m를 지키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후 세계 주요 골프 투어 대회중 처음 재개된 KLPGA챔피언십은 코로나19의 감염방지를 위해 철저한 방역수칙을 적용했다. 선수와 캐디, 취재진, 중계진 모두 2회 이상 발열 검사를 받았다. 특히 선수들은 ‘워크스루 살균 소독기’를 통과한 뒤 골프장에 들어섰으며, 라커룸 등에서 선수간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코스 곳곳에 소독제와 예비 마스크가 비치됐고, 깃대와 고무래에는 항균 필름이 부착됐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한 몸처럼 움직이는 선수와 캐디간의 거리 관계에 대한 세부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대회 첫 날부터 코로나19에 대한 노출 위험을 걱정하게 하는 장면들이 많이 목격됐다. 이날 미디어센터에 배포된 대회 소개 보도자료에 따르면 선수, 캐디, 운영 스텝 등 대회 관계자들도 인적 방역에 철저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선수와 캐디는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권고한다는 사실을 전했다. 문제는 구체적인 선수와 캐디의 행동 주의요령이 빠져있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날 조아연 등 대부분의 선수들은 캐디에 대해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 채 서로 경기 운영에 대한 얘기를 할 지 잘 모르고 코로나19 이전에 하던 경기 방식대로 행동을 하는 모습이었다.

선수와 캐디는 골프 경기를 하면서 긴밀하게 접촉할 수 밖에 없다. 캐디는 직접 백을 짊어지면서 선수가 원하는 클럽을 빼주고, 거리 공략에 대해 얘기를 한다. 또 클럽과 볼을 닦고, 그린 깃대를 만지기도 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선수와 캐디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인 2m 제한을 지키기가 결코 쉽지 않다. 경기에 미치는 선수와 캐디의 관계 중요성을 고려해 본다면 둘 간의 거리 지키기는 어떻게 보면 코로나19 비상 상황에서 갖는 골프대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방역 대책이어야 할 것이다.

오는 6월 11일 찰스 슈워브 챌린지를 시작으로 무관중으로 대회를 재개할 미국 PGA는 안전한 대회 준비를 위해 최근 37페이지 분량의 세부 행동지침을 투어 선수들에게 배포했다. 여기에는 검사, 투어 교통이동, 호텔, 캐디 책임 등에 대한 전반적인 주의사항 등이 자세하게 소개됐다.

코로나19의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모든 사람이 안전한 환경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흔들림없는 약속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한다. 어렵게 준비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게 된 KLPGA는 선수와 캐디간의 세부 행동관리 지침을 만들어 혹시라도 만에 하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우발적인 사태를 사전에 막는 예방대책을 좀더 철저히 해야할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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