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단독]근대5종 간판스타 전웅태, "연륜이 더해졌으니 더 좋은 모습 보여 드려야죠"

2020-04-03 09:27

"처음에는 올림픽이 취소된다고 했다가 연기된다고 했다가 다시 취소된다고 해서 솔직하게 취소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취소가 아니라 1년 연기가 되니까 약간은 허탈감도 있고 멘붕이 올수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모두가 연기되서 내년에 열리는 거니까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다고 생각합니다. 1년 연기가 되었지만 항상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까 우선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그리고 내년에는 더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 근대5종의 간판스타 전웅태(26·광주광역시청)가 2일 다시 담금질을 시작했다. 전웅태는 지난달 1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 올시즌 첫 월드컵 시리즈에서 은메달을 따고 불가리아로 넘어가 도쿄올림픽에 대비한 전지훈련 겸 월드컵 2차 시리즈 준비를 하전 중에 모든 대회가 연기되면서 지난 15일 급거 귀국했다. 그리고 외국에서 입국한 모든 사람들은 2주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서울에 있는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마치고 2일 소속팀이 있는 광주로 내려가 훈련을 재개했다.

도쿄올림픽 연기는 전웅태에게 사실 아쉽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 근대5종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그것도 내심으로는 황금빛 메달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전웅태는 충분히 그런 능력이 있었다. 국내보다 국제무대에서 더 잘 알려진 그는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세계랭킹 1위, 2년 연속 국제근대5종연맹 남자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사실상 세계 최고 선수라는 뜻이다. 여기에다 운동선수로는 다소 작은 체격(175㎝, 68㎏)이지만 K-POP의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곱상한 외모로 국제무대에서는 '펜타스론 아이돌'( pentathlon idol)로 불리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로 일찌감치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전웅태는 전지훈련 겸 컨디션 점검을 위해 출전한 첫 월드컵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조금씩 도쿄올림픽 출전에 맞춰 최상의 몸을 만들어 가는 중이었다. 여기에다 대한근대5종연맹 회장사인 LH(대표 변창흠)는 이미 몇 년전부터 2020도쿄올림픽을 겨냥해 '골든프로젝트'를 가동, 전웅태를 비롯해 유망주들에게 종목별 전담 코치를 선정하고 국제경험을 쌓기위한 국제대회 참가 등에 헌신적인 지원을 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즈 감염증(코로나19)로 갑자기 올림픽이 1년이나 연기가 되었으니 연맹이나 전웅태 본인으로서도 허탈할만 했다.

하지만 훈련을 재개하는 전웅태의 말에서는 아쉬움은 이미 털어낸 것 같았다. 전화를 통해 들려 온 그의 목소리는 맑고 밝았다.

"코로나10로 자가격리를 하면서 2주 동안 쉰데다가 각종 대회나 훈련시설들이 모두 폐쇄가 된 상태여서 지금은 뭐라고 이야기하기는 곤란하지만 우선은 웨이트트레이닝부터 시작해 몸을 만들고 시간이 되면 펜싱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할 예정입니다.모든 것은 감독님과 상의해야죠."

조심스럽게 훈련계획을 밝힌 전웅태는 올 한해동안 기술종목에 더욱 정성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 선수들과 견주어 5개 종목(육상, 수영, 펜싱,사격, 승마)에서 상위권에 있기는 하지만 항상 모든 종목에서 1위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 기술적인 면에서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펜싱에 주력하면서 다른 종목도 실력을 쌓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한가지 종목을 해도 어려운데 근대5종은 5개 종목을 골고루 잘 해야 되서 너무 힘든 종목이라고 말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서로 다른 5개 종목을 골고루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다"는 전웅태는 "올림픽의 1년 연기가 오히려 내 자신을 원숙하게 만들고 기술적으로 더 한계단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무엇보다 아무런 부상없이 계속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전웅태는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연기된 세계선수권대회나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일부 대회는 올해 내에 열리게 되면 경기감각을 찾는 것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면서 1년 뒤로 초점을 맞춰 차근차근히 다시 시작하겠다면 마음을 다잡았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