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볼 잡아먹는 블랙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17번 홀

2020-03-12 13:10

2020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연습라운드 17번 홀에서 더스틴 존슨. 사진=AFP/연합뉴스
2020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연습라운드 17번 홀에서 더스틴 존슨. 사진=AFP/연합뉴스
1라운드 핀 '무난'... 바람과 비 예보가 변수

올 미국프로골프(PGA)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는 TPC소그래스 17번(파3) 홀에서 몇 개의 볼이 빠질까.

2003년부터 집계한 이래 지난해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에 있는 TPC 소그래스의 스타디움 코스 17번 홀에는 802개의 볼이 물에 빠졌다. 대회 당 평균 47개에 달한다. 가장 어려운 홀이라는 사실을 숫자가 반증해준 셈이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17번 홀(파3, 137야드)은 매 대회 골프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비록 거리는 짧지만 공략이 만만치 않다.

호수 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아일랜드 그린인 만큼 바람의 방향과 세기, 그린의 상태가 불안정하다. 그림같은 샷으로 버디를 낚아 환호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호수에 빠져버린 볼을 보며 망연자실 한 선수들도 있다. 선수들의 희비는 승패는 물론 이야기거리의 소재가 될 수 밖에 없다.

TPC 소그래스 17번 홀. 사진=AFP/연합뉴스
TPC 소그래스 17번 홀. 사진=AFP/연합뉴스
임성재가 2020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연습라운드 17번 홀 그린플레이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임성재가 2020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연습라운드 17번 홀 그린플레이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PGA홈페이지에 올라온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 날씨 예보. 사진=PGA홈페이지
PGA홈페이지에 올라온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 날씨 예보. 사진=PGA홈페이지

PGA투어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번 대회 기온은 오후 최고 기온이 70℉(약 21도)를 웃돌고, 바람의 방향은 1, 2라운드 남동풍에서 주말 북동풍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바람은 평균10~20mph로 다소 강하게 예보됐다.

또 1라운드 오후 비 예보가 있는 것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린이 물을 머금으면 그린 스피드가 늦어져 선수들은 바람과 함께 그린스피드까지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첫날 17번 홀 핀 위치가 그나마 무난하다는 점이다.

미PGA투어가 12일 공개한 1라운드 홀 별 핀 위치에 따르면 17번 홀 핀 위치는 그린 앞에서 20야드, 왼쪽에서 8야드 지점이다. 지난 해 대회 2라운드 때 핀위치(그린앞 21야드, 왼쪽에서 10야드)와 비슷하다. 지난 해 2라운드에서 물에 빠진 볼은 6개에 불과해 전날 14개에 비해 많이 줄었었다.

올해엔 얼마나 많은 볼이 그린이 아닌 호수에 빠질까. 17번 홀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미예 마니아리포트 기자/gftravel@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