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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신 "고국에서 아버지께 우승컵을 선물하는 것이 꿈"

2019-12-21 07:30

저스틴 신. 사진=PGA투어 시리즈 차이나 홈페이지 캡쳐
저스틴 신. 사진=PGA투어 시리즈 차이나 홈페이지 캡쳐
저스틴 신(캐나다)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두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저스틴 신. 한국 이름 신용구는 한국 골프팬들에게 낯선 이름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19시즌 코리안투어 루키로 데뷔했지만 이름을 알릴 만한 성과는 얻지 못했다.

9개 대회에 출전해 최고 성적은 DGB금융 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7위다. 톱10 기록 역시 이 대회가 유일하다.

하지만 한국 밖에서는 다르다. 저스틴 신은 지난 10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리즈 차이나(이하 PGA 차이나) 시즌 최종전 마카오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5년 첫 우승 이후 4년 만에 나온 두 번째 우승이다.

13살 무렵 부모님을 따라 캐나다로 이민을 간 저스틴 신은 캐나다에서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캐나다의 경우 골프를 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적어 배워두면 나중에 쓸 데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아버지의 뜻이었다.

이후 아마추어 시절 우승컵을 대량 수집하며, 본격적으로 골프 선수의 길을 걸었다. 아마추어 시절 세계 랭킹은 항상 50위 내에 자리했고, 대학 시절에는 조던 스피스와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등 현재 내로라하는 스타플레이어들과 경쟁했다. 동갑내기 안병훈 역시 시합장에서 항상 만나던 선수 중 한 명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2014년 프로로 전향한 저스틴 신은 프로 전향 첫 해에 PGA투어 2부 투어(당시 웹닷컴) 시드를 획득했다. 하지만 그 해에 시드를 잃었고, 시드를 잃자마자 2015년 PGA 차이나(3부투어)에서 우승하며 다시 웹닷컴에 입성했다. 그렇게 웹닷컴 투어를 주무대로하며 PGA 차이나를 병행했다.

그러던 저스틴 신은 돌연 한국행을 택했다. 주된 이유는 가족이다. 그는 "가족과는 대학시절부터 떨어져지냈는데, 대학교부터 프로 전향 후까지 혼자 힘으로 시합을 다녔다. 현재 부모님은 김포에 거주하고 계신다"고 하며 "어느 날 아버지가 '아들이 대회도 자주 가고싶고, 아들이 우승하는 것도 보고싶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를 듣고 나니 미국에서의 꿈은 잠시 접어두고 한국에 와서 뛰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PGA투어 시리즈 차이나 마지막 대회인 마카오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저스틴 신. 사진=PGA투어 시리즈 차이나 홈페이지 캡쳐
PGA투어 시리즈 차이나 마지막 대회인 마카오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저스틴 신. 사진=PGA투어 시리즈 차이나 홈페이지 캡쳐
또한 PGA 차이나에서 만난 한국 선수들도 저스틴 신의 발걸음을 코리안투어로 이끌었다. 저스틴 신은 "코리안투어에서 유명한 선수들을 PGA 차이나에서 많이 만났다"고 하며 "선수들이 항상 PGA 차이나에서 잘치니까 한국에서도 잘 칠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며 웃어보였다.

하지만 코리안 투어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잔디 적응이었다. 캐나다와 미국, 중국 등 양잔디에서만 샷을 하는 데 익숙해 한국잔디(조선잔디)에 적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저스틴 신은 "양잔디와 한국잔디에서는 치는 방법이 아예 달랐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 시합을 나가도 샷이 안됐고, 성적이 나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며 "산악 지형 코스도 많고, OB(아웃 오브 바운즈)구역도 많은 것도 차이점"이라고 이야기했다.

힘들었던 만큼 얻은 점도 많았다. 저스틴 신은 "한국에서 치면서 샷이 많이 정교해졌다. 한 샷, 한 샷 집중도가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저스틴 신은 올 시즌 코리안투어 마지막 2개 대회에서 공동 7위, 공동 18위로 시즌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마지막 대회 직후 출전한 PGA 차이나 시즌 최종전 마카오 챔피언십에서는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코리안투어 데뷔 시즌은 다소 아쉽지만 '첫 술에 배 부르랴'라는 말과 같이 저스틴 신은 경험과 교훈을 쌓아 두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저스틴 신은 "올해 성적은 다소 아쉽지만, 한국투어에서 시드를 유지했다는 것과 PGA 차이나에서 우승했다는 것으로 아쉬움을 털어버리려한다"고 했다. 이어 "우승이 나왔을 때 재빠르게 다음 우승을 만들지 못하면 힘들다는 말이 있다. PGA 차이나에서 오랜만에 나온 우승의 기운을 이어 다음 시즌에는 한국 투어에서 꼭 우승해 아버지께 우승컵을 안겨드리는 것이 목표"라며 우승을 다짐했다.

[김현지 마니아리포트 기자/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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