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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EE] "감각 위주로 쳤던 것을 잊고 있었다", 통산 19승의 김경태

노수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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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9-06-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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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픈 연습 라운드에서 만난 김경태. 한정판 헤드 커버를 끼웠다. 사진 제공=타이틀리스트.
골프 선수로 '꾸준'하면서도 '조용'하게 길을 가고 있는 선수로 김경태(33세, 신한금융그룹)를 제일 앞에 두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 에이스로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해외 대회에서 이름을 알렸고 프로 전향한 이후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06년 프로 전향 이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6승(아마추어 2승 포함), 일본프로골프기구(JGTO)에서 13승이다. 통산 19승. 20승 바로 문턱에 와 있다.

그가 '꾸준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그렇지 않은 것같다.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오픈이 열리기 하루 전 연습 라운드를 앞두고 그를 만났을 때 "저도 제가 꾸준한 줄 알았다"는 답을 돌려주었다.

"최근에 성적이 안좋다보니 그동안 어떻게 해왔는지 돌아보게 됐다"면서 "꾸준하기 보다는 기복이 좀 있었다. 우승이 나올 때는 몰아서 안 나올 때는 2~3년 없었다"고 했다. "올해 투어 생활 13년째다. 오래되다 보니 조급함은 없어졌다. 항상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우승에 대한 부담이나 조급함은 없다. 내 골프가 좋아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러다보면 우승은 따라올 것이고. 그래서 계속 노력할 수밖에 없는 것같다."

통산 19승을 만들었지만 가장 최근의 우승은 3년 전이다. 2016년 5월 JGTO의 미즈노오픈. 그해 3승(더크라운, 토켄홈메이트컵 포함)을 몰아서 했는데 그 이후 다른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의 마지막 우승은 이보다 더 긴 8년 전이다. 2011년의 매경오픈. 매경오픈 이후 코리안투어에 34번 출전했지만 가장 좋은 성적은 2016년 SK텔레콤오픈에서의 2위였다.

선수에게 '왜 우승하지 못하느냐'고 묻는 것처럼 어리석고 한편으로 부담을 주는 것은 없다. 그래서 '아홉수인가보다'라고 물었다.

"일본투어에서 9승에서 10승은 같은 해에 했었다"고 우문에 현답을 한 그는 "20승은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다. 그런데 예전"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이 아예 없다. 사실 골프 선수는 몸이 힘든 것보다 정신적으로 힘든 것이 많다. 그런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고 생각한다. 기회는 내가 좋아지면 언젠가는 온다.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만 말자는 마음으로 실력을 가다듬는 게 포인트인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는 성적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살이 좀 빠져보였고, 인터뷰 전 눈병 때문에 선글라스를 껴도 되느냐고 물었었다. 살도 빠지고, 눈도 아픈 것이 스트레스의 영향일까?

"시즌 시작할 때보다 6~7kg 빠졌다가 지난 주 쉬면서 조금 회복되는 상태다. 살이 빠지니 좀 힘들다"고 했지만 "어디 아픈 데는 없다"고 강조 했다. "몸은 괜찮다. 체중이 15년동안 항상 똑같았다. 요번에 처음으로 살이 빠지다 보니 좀 힘들다. 주변에 살 빠지는 친구들을 많이 봤는데 그 기분도 좀 알 것같다. 그동안 몸 관리를 한다고 했는데 이유를 특별히 모르겠다. 잘 먹고 잘 쉬는 것 밖에. 상반기에 3개 대회가 남았는데 경기 잘 하고 또 잘 쉬면서 하반기를 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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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20승을 앞두고 있다. KB금융리브챔피언십에서의 김경태. 사진 = 김상민 기자.
'나이가 좀 들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했더니 "나이 들면 보통 살이 쪄야하는데...모르겠다. 잘 먹어야겠다"고 웃었다. "눈은 지금 조금 안 좋다. 1년에 두 세차례 겪는 일이다. 이번 주에 좀 안좋아졌다. 대회에 약간 지장이 있고, 좀 힘들겠지만 열심히 잘 극복해야 할 것같다."

정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지, 다시 한번 물었다.

"항상 똑같다. 어릴 때는 화를 잘 이기지 못했고 그 자리에서 바로 푸니까 좋은 점도 있고 했다. 이제 나이가 좀 들다 보니 화내는 것도 잘 참게됐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풀 때가 많이 없다. 그러다보니 정신적으로 좀 힘들기도 하다. 이건 나이가 들고 프로 생활을 오래 한다고 해서 없어지고 하는 것은 아닌 것같다. 평생 안고 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 노하우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화두를 돌려 한국오픈을 하루 앞둔 시점이라 대회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했다.

"우정힐스에서는 우승을 못했다. 또 꾸준히 참가하지도 못했다. 작년에 나오고 2년 연속 출전하는데 성적이 좋았던 적이 많았다. 코스도 마음에 든다. 작년에 좀 아쉬운 마무리가 있긴 했는데 공동3위로 최고 성적을 냈었다. 올해도 샷 감각이 그렇게 좋지 않지만 작년에도 좋지 않은 상태에서 우정힐스에서 감을 잡아 상반기를 잘 마무리했다. 올해도 그런 기분으로 대회를 잘 치렀으면 좋겠다."

우정힐스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도 궁금했다.

"일단 아이언을 잘 쳐야 한다. 핀 위치가 많이 까다롭기 때문에 아이언을 어디다 쳐야할지 가장 중요하다. 국내 골프장 가운데 14개 클럽을 다 처야 하는 몇 안되는 곳이다. 모든 플레이를 다 잘해야 우승할 수 있는 코스다. 특히 후반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방심할 수 없다. 기회보다는 위기를 잘 넘겨야 하는 홀이 많다. 덤빈다기 보다는 전반에 많이 줄여놓고 후반에 지키는 전략으로 해야 하지 싶다."

22일 한국오픈 3라운드까지 그는 합계 1오버파 214타로 공동18위에 자리잡았다. 2라운드까지 각각 1언더파로 스코어를 줄였지만 무빙데이에 3오버파 74타가 적힌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 이날 전반 나인에서 스코어를 하나도 줄이지 못했고(파36에 36타) 후반 나인에 3개의 보기를 범했다(파35에 38타). 3라운드 현재 1위와는 8타 차. 자신의 한국오픈에서의 최고 성적(공동3위)을 갈아치우기 위해서는 최종일에 스코어를 많이 줄여야 한다. 힘든 하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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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한 가지 변화를 주었고 "아직 가다듬는 중"이라고 했다. 사진 = 김상민 기자.
그는 올해 초 한 가지 변화를 주었다고 했다. 4년동안 레슨을 받아왔는데 올해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너무 매카닉 쪽으로 빠진 것이 아닌가 싶어서였다"라는 점을 짚었다.

"올해 1월부터 다시 혼자 해보고 있다. 친한 프로와 잘 상의하면서 조언도 듣고 서로 얘기하고 있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감각적인 스윙을 많이 했는데 그걸 잊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올해 상반기가 끝나가는 시점인데 변화를 준 것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물었다.

"결과나 목표보다는 내 감각, 예전의 감각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지금까지는 찾아가는 중간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불만족스러운 것은 아니고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작년에 부상도 좀 있어서 하반기에는 대회 출전이 많지 않고 좀 쉬면서 하려고 한다. 좀 더 가다듬어야 하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그를 보니 올림픽이 생각났다. 112년만에 돌아온 2016년 리우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췄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고사했었다. 리우올림픽에는 안병훈과 왕정훈이 출전했다. 안병훈이 공동 11위, 왕정훈이 공동 43위를 차지했다. 2020년에는 도쿄에서 열린다. JGTO에서 주로 활동하는 김경태로서는 홈에서 열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올림픽 출전 기회가 있었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참가를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욕심이 난다. 현재로써는 좀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나갈 수 있도록 해보겠다. 한번은 나가 보고 싶은 대회다. 아마추어 때 아시안게임에도 나가봤고 모든 국제 대회에 출전했는데 올림픽만 못했다. 기회가 된다면 나라를 대표해서 출전했으면 좋겠다.

2016년 결정에 대해 후회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궁금했다. "결과적으로 계획대로 자식을 얻었다(웃음). 후회는 없다. 큰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고 잘했다 못했다기 보다는 그 때 당시에 선택한 일"이라고 에둘러 얘기했다.

현재라면 올림픽 출전은 쉽지 않다. 6월 하순 현재 그의 세계 랭킹은 373위다. 올림픽 랭킹은 거의 세계 랭킹에 의존한다. 따라서 세계 랭킹 60위권이라야 자력으로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다. 리우올림픽이 열렸던 2016년 6월 당시 그의 세계 랭킹은 57위였다. 그가 세계 랭킹에서 가장 높이 올라간 것은 2011년의 일이다. 당시 25위였다. 물론,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다. 올림픽 출전 명단은 2020년 6월29일에 결정되기 때문이다.

몇번 인터뷰를 했는데 그는 참 좋은 인터뷰이다. 짧게 질문을 해도 언제나 긴 답을 일목 요연하게 돌려주기 때문이다. 높지 않은 톤으로,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상대방에게 건넨다. 조심스럽고 신중한 면도 있다. 단정하지 않는다.

시도하고 있는 변화에 좋은 결말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좀 더 빠른 시점에 '20승'에 안착하기를 바란다. 아, 이건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니다. 온리, 응원이다!



[노수성 마니아리포트 기자/cool1872@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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