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람보' 존 람이 우즈 이기고 눈물을 훔친 사연

2018-10-01 12:35

[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존 람(스페인)이 라이더컵 마지막 날 싱글매치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을 누르고 승리한 뒤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2년 개최되는 미국과 유럽 선수들간에 치러지는 대륙간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은 지난 28일 프랑스 파리의 르 골프 나쇼날 알바트로스코스(파72)에서 막을 올렸다. 28, 29일에는 오전-포볼, 오후-포섬으로 경기가 진행됐고 30일, 싱글 매치플레이로 승부를 최종 승부를 가렸다.

우즈가 6년 만에 다시 찾은 라이더컵에서 팀매치 3경기를 연달아 패배한 가운데, 종전 4승 2무 1패로 비교적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던 싱글 매치에서의 활약에 이목이 집중됐다.

우즈의 싱글 매치 상대는 신예 존 람으로 2016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한 신예다.

신예지만 무시할 수 없는 상대였다. 파워풀한 샷을 앞세워 아마추어 시절에는 60주간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고, PGA투어 데뷔 19개월 만에 통산 2승을 차지하는 등 세계 랭킹 2위까지 뛰어올랐다.

존 람에게도 단점은 있다. 바로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올해로 투어 데뷔 3년 차 존 람은 간혹 필드에서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클럽으로 바닥을 내리찍는 등 과격한 행동을 했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해 여러차례 구설에 올랐다.

이번에도 역시 감정을 숨기지 못했지만, 감정의 종류가 달랐다. 화가 아닌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우즈를 상대로 나선 존 람은 첫 홀부터 버디를 낚으며 순항했다. 이어 7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앞서 나갔다.

존 람의 상승세에 우즈도 반격을 시작했고, 9번 홀과 12번 홀에서 버디를 솎아내며 존 람을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우즈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13번 홀과 14번 홀에서 연속으로 보기를 범하며 2홀을 내줬다.

존 람이 승기를 잡은 듯 했지만, 존 람 역시 16번 홀에서 실수가 나왔다.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며 승부는 1홀 차가 됐다.

2개 홀 남기고 1홀 차가 된 존 람은 17번 홀에서 약 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했고, 1홀을 남기고 2홀 차로 승리했다.

존 람은 버디 퍼트 성공 이후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우승 당시보다 더 크게 포효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려 눈길을 끌었다.

경기를 마친 존 람은 "나는 타이거 우즈를 보고 자랐다. 특히 지난주 우즈가 PGA투어에서 80번째 우승을 기록하는 것을 봤다"고 하며 "내가 그를 이겼다니,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 나를 응원하는 많은 팬들과 세베에 대한 기억, 세상을 떠난 내 할아버지 등 많은 것들이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17번 홀에서 한 팬이 스페인어로 '세베를 위해 경기해라'라고 외치는 것을 들었다"고 하며 "그 팬의 외침이 세베 바예스테로스를 떠오르게 했다"고 덧붙였다.

세베 바예스테로스는 지난 2011년 뇌종양으로 작고한 스페인의 '골프 영웅'이다. 특히 라이더컵에서 유럽팀을 대표해 맹활약을 펼쳤다. 세베 바예스테로스를 회상하며 경기를 이어간 존 람은 버디 퍼트로 우즈를 꺾은 후 뜨거운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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