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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장타왕' 왓슨의 부활, 오비이락일까?

2018-03-27 05:30

[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5차례나 장타 부문 1위에 오른 버바 왓슨(미국)이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처음으로 장타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린 왓슨은 2008년까지 3년 연속 장타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왓슨은 자신의 마스터스 우승 해인 2012년, 2014년에도 모두 장타 1위를 기록하는 등 총 5차례 PGA투어 장타왕에 올랐다.

파워풀한 장타를 주무기로 필드를 누비던 왓슨은 지난 2016년 제네시스 오픈에서 통산 9승을 거둔 이후 갑작스런 슬럼프에 빠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데뷔 이래 최악의 한 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고전했다.

당시 통산 9승 중 2승을 수확한 제네시스 오픈에서도 왓슨은 제 기량을 뽐내지 못하고 1라운드 3오버파를 기록한 후 기권했다. 뿐만 아니라 역시 2승을 수확한 마스터스에서 컷 탈락되는 등 부진했다.

물론 톱1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월드골프챔피언십(WGC)매치플레이에서 공동 9위, 팀 플레이로 진행된 취리히 클래식에서 공동 5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공동 6위, 노던 트러스트에서 공동 10위 등 22개 대회에 출전해 4차례 이름을 올렸지만 그동안의 성적에 비교한다면 다소 초라했다. 왓슨도 지난해를 "내 인생에서 최저점이었으며, 무서운 시간이었다"고 회상할 정도였다.

왓슨의 슬럼프는 돌파구가 없어보였다. 이번 시즌 첫 대회인 지난해 11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공동 51위를 차지한 왓슨은 2주 뒤 RSM 클래식에서 67위를 기록하며 지난 시즌과 다를 바 없었다.

12월 이벤트 대회인 QBE 슛아웃에서 공동 7위에 오르긴 했지만 1월 정규 대회인 커리어 빌더 챌린지에서 시즌 첫 컷 탈락을 기록하며 부활과 멀어진 듯 보였다.

2월 역시 선뜻 왓슨의 부활을 예상하기란 힘들었다. 왓슨은 피닉스 오픈에서 공동 40위,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공동 35위 등 중위권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2월 제네시스 오픈에서 왓슨은 갑작스레 부활을 선언했다. 왓슨은 자신의 텃밭에서 우승 아홉수를 깨고 투어 통산 10승을 기록했다. 이어 WGC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공동 9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록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공동 66위를 기록하긴 했으나 약 5주 만에 WGC 델 매치 플레이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발빠르게 시즌 2승을 만들었다. 이에 왓슨의 세계 랭킹은 3개월 만에 무려 68계단 상승해 21위다.

갑작스런 왓슨의 부활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왓슨의 공이다.

지난해 1월 PGA투어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앞두고 왓슨은 자신이 좋아하는 핑크색의 컬러공을 생산하는 볼빅과 다년간 계약을 체결해 PGA투어 첫 볼빅 공 사용 선수가 됐다.

하지만 이후 컬러공과 함께 필드에 나선 왓슨의 성적은 좋지 않았고, 결국 왓슨은 지난해 11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대회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볼빅과의 계약이 종료됐음을 선언했다.

결별 이후 종전 사용하던 타이틀리스트의 공을 들고 우승컵 사냥에 나선 왓슨이 우승 사냥은 물론 시즌 2승까지 단숨에 성공하자 일각에서는 '왓슨의 슬럼프는 공 때문이었나?'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기록상 왓슨은 2016년 8월부터 9월까지 치러진 PGA투어 6개 대회에서 컷탈락 1회를 제외하고 톱10에 2차례 이름을 올렸다. 특히 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10위로 무난하게 한 시즌을 마쳤다.

이후 10월 말 새 시즌인 2016-2017시즌 WGC HSBC 챔피언스에서 공동 54위를 기록한 왓슨은 12월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공동 6위로 2017년을 마쳤다.

볼빅과의 첫 출발도 나쁘지 않았다. 1월 토너먼트 오프 챔피언스에서 공동 25위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볼빅 공과 함께 두 번째 출전한 2월 피닉스 오픈에서 컷탈락, 세번째 대회인 제네시스 오픈에서 기권 등 왓슨은 갑작스럽게 슬럼프에 빠졌다.

공교롭게도 왓슨의 슬럼프 기간과 볼빅 공 사용 기간이 비슷하며, 왓슨의 통산 11승이 모두 타이틀리스트의 공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슬럼프는 공 때문이었다'는 일각의 주장에도 힘이 실렸다.

하지만 온전히 공 때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공이 아닌 건강상의 문제도 있다. 190cm의 장신 골퍼 왓슨은 투어생활을 하며 10여년 간 81~82kg의 체중을 유지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갑작스럽게 체중이 빠지기 시작했다. 왓슨은 "건강상의 이유로 체중저하가 발생했으며 현재는 약 72kg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호전중이다"라고 밝혔을 뿐 체중저하의 정확한 원인은 설명하지 않았다.

왓슨의 슬럼프가 정말 공 때문이었는지, 오비이락인지는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왓슨이 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를 앞두고 완벽하게 부활해 마스터스 3승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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