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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4강만 43번째 페더러 앞에 선 정현 '잃을 것이 없다'

2018-01-25 18:28

정현 (사진 제공=대한테니스협회)
정현 (사진 제공=대한테니스협회)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2018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준결승전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세계랭킹 2위, 스위스)의 통산 43번째 그랜드슬램 준결승전이다.

정현(세계랭킹 58위, 삼성증권 후원)이 생애 처음으로 밟아보는 메이저 대회 4강 무대를 로저 페더러는 이미 수도 없이 누볐다.

페더러에게 이번 경기는 자신의 통산 15번째 호주오픈 준결승전이다. 페더러는 2004년부터 지난해 대회까지 2015년을 제외하고 매년 4강에 진출했다.

페더러의 부활을 알린 대회가 바로 호주오픈이다. 페더러는 2016년 윔블던 대회를 마치고 무릎 부상을 당했다. 그해 리우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페더러의 시대는 끝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페더러는 세계랭킹 17위로 참가한 2017년 호주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화려하게 재기했다.

페더러는 호주오픈에 강하다. 멜버른에서만 통산 93승을 챙겼다. 우승 트로피는 5번이나 들어올렸다. 만약 올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다면 로이 에머슨, 노박 조코비치와 함께 호주오픈 최다 우승 공동 1위가 된다.

이처럼 메이저 대회 우승 19회로 역대 1위에 올라있는 페더러의 경력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페더러는 8강전까지 전 경기를 세트스코어 3-0으로 끝냈다. 이번 대회 평균 경기 시간이 2시간이 채 안된다. 가장 길었던 시간이 8강전 2시간14분일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페더러는 여유 속에서도 정현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자료사진=노컷뉴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자료사진=노컷뉴스)


페더러는 4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테니스계에 새로운 선수가 등장한다는 건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정현에 대해 잘 모른다는 페더러는 "그와의 경기가 기대된다. 정현은 조코비치를 상대로 대단한 경기를 펼쳤다. 조코비치를 꺾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현의 수비력이 마치 조코비치를 연상케 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은 노박 조코비치와의 16강전에서 끈질긴 스트로크 대결을 펼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체력은 만 22세의 정현이 만 37세의 베테랑 페더러보다 낫다는 분석이다. '테니스 황제'의 체력을 얼마나 떨어뜨릴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다.

정현이 스트로크 랠리에 강하다면 페더러는 스트로크는 물론 네트플레이를 비롯한 다양한 전략에 두루 능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자신의 기량을 믿고 빠르게 승부를 보는 속전속결 스타일이다. 이같은 경기 방식은 4강전에서 더 극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페더러는 정현과의 대결에 대해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페더러와 정현의 호주오픈 4강전은 최고의 별과 떠오르는 별의 대결이다. 객관적인 실력에서는 페더러가 한수위다. 하지만 정현의 돌풍을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다.

게다가 정현은 페더러보다 패배에 대한 부담이 적을 것이다. 이는 벼랑 끝 승부에서 강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페더러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페더러는 8강전을 마치고 현지 언론을 통해 "정현은 잃을 게 없다. 그 말을 나 스스로에게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현의 대선배이자 한국 테니스의 간판 스타로 활약했던 이형택은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페더러는 단순하지 않고 굉장히 여러 가지의 전술적인 부분들을 펼치는 그런 선수고요. 정현 선수가 아마 즐기면서 할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페더러랑 한다는 그 자체가 아마 정현 선수한테는 굉장히 새로운 그런 경험일 것 같고요. 어떻게 보면 조코비치 선수가 호주 오픈 6회를 우승했던 선수거든요. 그런데 그 선수를 상대로 정현 선수가 전혀 밀리지 않고 이겼기 때문에. 또 조코비치 선수가 페더러 선수도 이겼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정현 선수도 지금 상태로는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반대로 페더러 선수도 정현 선수를 쉽게 상대하지 못 할 거다 그런 생각을 좀 합니다"라며 정현의 선전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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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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