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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의 재회' 최준석·이대호, 묵직해서 더 슬픈 결말

임종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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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8-01-1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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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또 헤어지나' 2001년 롯데 입단 동기인 최준석(왼쪽)과 이대호는 2005년 이후 12년 만에 지난해 친정팀에서 재회했지만 결국 다시 이별을 눈앞에 두고 있다.(자료사진=롯데)
'FA 미아' 위기에 놓인 최준석(35)의 행보에 연일 야구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원 소속팀 롯데에서 전력 외 통보를 받은 가운데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한 최준석에게 쉽게 다른 구단들의 러브콜이 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최준석은 이처럼 기피 대상이 된 걸까. 4년 전만 해도 최준석은 꽤 알짜 FA로 꼽혔다. 2013시즌 뒤 두산에서 첫 FA 자격을 얻은 최준석은 4년 35억 원에 친정팀 롯데로 복귀했다. 이후 4년 동안 평균 22홈런 88타점 정도를 올려줬다. 몸값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특히 FA 계약 후 2년 동안은 맹활약했다. 2014년 121경기 타율 2할8푼6리 23홈런 90타점을 올렸고, 2015년에는 144경기 타율 3할6리 31홈런 109타점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다만 이후 2년 동안 주춤했다고 하나 33홈런 152타점을 올려줬다.

롯데에서 최준석의 가치가 떨어진 원인으로 꼽히는 대표적 이유는 느린 발이다. 프로필상 130kg인 최준석의 실제 몸무게는 이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그에서 가장 느린 선수로 꼽힌다. 2005년에는 무려 4개의 도루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2002년 1군 데뷔 후 도루가 10개, 실패는8개다.

최준석의 느린 발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입단 당시부터 최준석은 거구였다. 그런 약점을 보완해주는 타격 솜씨가 있었기에 가치가 있었다. 큰 덩치에서 나오는 힘있는 타격이다. 최준석의 타구 속도는 여전히 리그 정상급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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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이대호가 롯데 입단식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자료사진=롯데)
이런 최준석의 가치가 급락하게 된 것은 역설적이게도 롯데 입단 동기이자 친구인 이대호와 재회가 컸다. 최준석 못지 않은 거구에 느린 발이다. 2001년 데뷔 후 역시 통산 도루가 10개, 실패도 10개다. 둘이 중심 타선에 포진하면서 눈에 띄게 떨어지는 기동력이 롯데의 발목을 잡는 일이 많아졌다.

지난해 롯데는 팀 병살타 1위(146개)였다. 2016년 6위(120개)에서 크게 늘었다. 최준석이 24개로 윤석민(kt)과 함께 10개 구단 선수 중 전체 1위였고, 이대호가 22개로 뒤를 이었다. 앤디 번즈도 18개로 롯데는 '톱5'에 3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롯데는 지난해 이대호 앞 타순에 출루율이 높은 타자를 놓기 위해 최준석을 배치하기도 했지만 느린 발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최준석은 그동안 병살타가 적지 않은 선수였지만 지난해는 유독 많았다. 2016년에는 14개로 김문호(16개)보다 적어 전체 16위였다. 커리어 하이 시즌이던 2015년에는 17개로 전체 6위, 2014년에도 14개로 전체 5위였다. 통산 병살타 162개였다. 풀타임 시즌이면 보통 15개 안팎이었다. 그런 최준석이 지난해 이대호와 재회한 이후 크게 병살타가 는 것이다.

사실 최준석은 이대호와 함께 선수 생활을 한 게 오래 되지 않았다. 2001년 롯데에 함께 입단했지만 5년 뒤 두산으로 이적해 2013년까지 뛰었다. 이후 2011시즌 뒤 이대호가 해외 무대로 진출한 가운데 롯데로 복귀해 그 공백을 메웠다. 그러다 12년 만에 이대호와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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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볼 수 없나' 롯데는 지난해 이대호와 최준석 등 고참들이 분전하면서 5년 만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그러나 최준석과 이우민 등 2001년 입단 동기들이 팀을 떠나게 된 상황이다.(자료사진=롯데)
물론 최준석의 타구가 점점 플라이볼보다 땅볼로 향한다는 점도 병살타 양산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최준석의 장타율은 2015년 5할2푼9리를 정점으로 떨어지고 있다. 2016년 4할6푼8리, 지난해는 4할3푼이었다. 느린 발과 함께 떨어지는 장타력이 최준석의 가치 하락을 가져온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대호의 복귀가 최준석의 입지를 좁게 만든 모양새가 됐다. 1루수 포지션이 겹치기도 하거니와 느린 발의 조합이 경기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4년 전 최준석을 4년 35억 원에 데려온 롯데가 냉정하게 판단해 최준석을 전력 외로 분류한 이유다. 이대호는 올 시즌 전 롯데와 4년 150억 원에 계약을 맺어 2020년까지 함께 한다.

느린 발의 약점이 이대호의 합류로 더욱 부각된 최준석. 물론 둘은 절친한 사이로 이대호는 2013시즌 뒤 롯데로 돌아온 최준석의 성공을 응원하기도 했다. 지난해 가을야구에서도 같은 입단 동기인 이우민과 함께 서로를 격려하며 팀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12년 만의 친구와 재회가 비극적 결말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과연 친구와 다시 결별하게 된 최준석이 새로운 둥지를 찾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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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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