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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본진 폭파 발언 정우성, '파업' 새노조에 "꽃길만 걷자"

[현장] 정우성-곽도원-양우석 감독과 함께 한 영화 '강철비' GV

2018-01-04 21:18

4일 오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CGV 스타리움관에서 영화 '강철비'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배우 정우성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
4일 오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CGV 스타리움관에서 영화 '강철비'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배우 정우성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
영화 '강철비'의 배우 정우성, 곽도원과 양우석 감독이 고대영 사장 퇴진 및 KBS 정상화를 내걸고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를 응원했다.

4일 오후 7시 10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6층 CGV 스타리움에서 영화 '강철비'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새노조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강철비' 양우석 감독과 배우 정우성, 곽도원이 참석했다.

이번 자리는 지난달 21일 새노조에 파업 응원 영상을 보낸 정우성과의 인연으로 마련됐다. 당시 정우성은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제대로 된 모습을 찾길 바라는 시청자와 국민들이 여러분들 곁에서 응원할 것"이라며 "지치지 마세요"라고 격려한 바 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12. 21. 정우성 “파업 109일째 KBS새노조, 힘내세요” 영상 응원)

하루 전인 지난달 20일에는 KBS1 '4시 뉴스집중'에 출연했다. 정우성은 요즘의 관심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KBS 정상화"라며 "국민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을 빨리 찾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 답변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본진 폭파'라는 찬사를 들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12. 20. KBS 정상화부터 독재자까지…뉴스 속 정우성 '말말말')

정우성은 "(방송 당시) KBS 신관에 들어섰을 때부터 보안요원들이 철통 같이 지키고 있었다"며 "KBS 가기 전부터 그 발언을 해야지 생각한 게 아니라, KBS에 들어가 보니 이 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우성은 "(질문을 보고) KBS 정상화라고 말할 건데 괜찮냐고 작가에게 말했다. 그랬더니 위에 물어보겠다고 하는 거다. '왜 검열을 해, 갑자기' 그랬더니 작가분도 무안해하면서 '편하게 말씀하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MBC 파업은 많이 알고 있는데 KBS 파업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애기를 들었다. KBS 정상화도 우리에게, 우리 사회, 우리나라에 굉장히 중요한 이슈인데 우리가 너무 무관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관객석에 있던 노조원들은 정우성 세 글자를 연호했다.

정우성의 새노조 파업 지지 영상은 정우성 SNS에서만 350만 회 재생됐다. 강승화 아나운서가 관객 질문을 받아 "그냥 정우성 씨가 KBS 사장 하면 안 되느냐"고 묻자 정우성은 얼굴을 감싸쥐며 난감해 했다.

그러면서 "저는 영화배우라서 영화에 충실할 것"이라며 "공영성을 살피고 공영성을 지킬 수 있는 그런 책임감 있는 분이 (새 사장으로) 오실 것"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정우성은 "저는 배우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이고, KBS에 수신료를 내는 시청자이기도 하다"며 "광화문 혁명을 지나왔고, 민주주의를 찾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이제 시작돼야 한다. (이런 얘기를)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우리 후배 세대들에게 좀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강철비' 양우석 감독과 배우 곽도원이 관객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
'강철비' 양우석 감독과 배우 곽도원이 관객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
새노조에 응원 동영상을 보내고, KBS 뉴스 프로그램에서 파업 중인 KBS의 정상화를 바란다고 말한 동갑내기 친구를 본 곽도원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는 "막 하는구나, 얘가"라고 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그러면서 "얼굴만큼 참 마음도 정의롭고 잘생겼구나 했다"고 말했다.

정우성의 사양에도 관객 질문 중 KBS 사장이라면 제일 먼저 뭘 할 것인지 묻는 질문이 나왔다. 양 감독은 "(회사 사정이 어떤지) 살펴봐야겠다"고 답했다. 곽도원은 "여러분들 다 월급 올려드리겠다. 걱정 마십시오"라고 해 이날 가장 큰 환호를 자아냈다. 정우성은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 KBS를 만들어야죠"라고 답했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 말미에는 KBS 정상화에 대한 응원을 부탁한다는 발언이 나왔다. 곽도원은 제주에 살며 한라산에 올랐던 일화를 전하며 "100일 넘게 고생하시는데 (오늘) 저희들과의 만남이 (등산할 때) 땀 닦는 시간이었으면 좋겠고, 정상에 올라가면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져 있는 것처럼 해피엔딩의 영화 결말이었으면 좋겠다. 여러분 곧 끝납니다, 힘내십시오"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하늘이 큰 인물을 낼 때는 마음을 어지럽히게 만든다고 한다. 그 다음 번에 큰 일을 하라고,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조차도 할 수 있게 만들라고 큰 시련을 주신다고 한다. 지난 몇 년간의 일은 비정상의 정상화가 되기 위한 길에 있다고 본다. KBS 정상화가 되어야 저희 대한민국이 더 큰 정상화로 들어설 것"이라고 격려했다.

양 감독은 정우성의 "지치지 마세요"와 곽도원의 "곧 끝날 것"이라는 말을 합쳐 "지치지 않으시면 곧 끝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미 수차례 새노조 파업을 응원한 정우성은 "새노조, 꽃길만 걷자"는 센스 있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고대영 사장 퇴진과 KBS 정상화를 목적으로 한 새노조의 파업은 오늘(4일)로 123일째를 맞았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업무추진비 유용 혐의로 해임된 강규형 KBS이사 후임으로 김상근 목사를 추천했다. KBS이사회가 여야 5:6에서 6:5로 구도가 재편된 만큼, 조만간 고대영 사장 해임안 추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파업은 오늘(4일)로 123일째를 맞았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파업은 오늘(4일)로 123일째를 맞았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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