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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 정우성, "소신 발언들? 정당함 바라는 마음" (인터뷰 ②)

2017-12-15 06:00

영화 '강철비'에서 북한 1호를 데리고 남한으로 피신한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 역의 배우 정우성. (사진=NEW 제공)
영화 '강철비'에서 북한 1호를 데리고 남한으로 피신한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 역의 배우 정우성. (사진=NEW 제공)
정우성은 사회적 발언이 자유로운 배우 중 한 사람이다.

자신이 이전 정부의 블랙리스트 명단에 있다는 이야기를 알았을 때는 영화 속 대사를 패러디해 "박근혜 나와"라고 외치는가 하면, '강철비' 홍보활동 중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격 자세를 풍자했다.

'왜'냐고 물으면 그는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으로 대답한다. 그것이 부조리하게 느껴졌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화가 났다는 이유다.

정우성은 자신의 직업 그리고 작품이 사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 힘을 알고 있다. 잘생긴 정우성, 소신있는 정우성, 사회적 약자를 돕는 정우성. 정우성은 '비트'의 청춘스타에서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실제 자신의 삶을 바꿔나갔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배우를 넘어서 사회적 의미로 존재하는 '인간 정우성'을 만나고 있다.

다음은 정우성과 이어지는 일문일답.

▶ 영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시대에 던질 수 있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 나는 이미 20대에 '비트'로 영화가 사회에 미칠 수 있는 파장을 일찍 느꼈다. 다만 어떻게 다른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은 몰랐던 것 같다. 상황이 멋진 영화를 쫓아갈 수밖에 없는 이중적 태도가 있었다. 그러나 30대 후반, 40대가 되니까 영화를 통해 어떻게 사회에 메시지를 던져야 되는지 그 방법을 알게 됐다.

▶ 20대와 지금, 영화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본인의 필모그래피가 어느 정도 자신의 특기를 깊게 살리고 있는 동시대 배우들과 비슷한 것도 아니다. 매번 다른 선택을 하는 이유를 알고 싶다.

- 20대에는 내가 영화 배우가 됐으니 좋아하는 장르를 쫓아간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나 '청춘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에 머무르지 않으려고 '비트' 같은 영화를 또 선택하지 않았다. 어떤 수식어에 갇히는 걸 굉장히 싫어했다. 물론 새로운 걸 찾고, 도전하고, 해보고 싶고 그러는 과정에서 좌충우돌 할 때가 있다. 나는 대중이 좋아하는 이미지 안에 머무를 수 없는, 유기적인 생명체다. 다른 것을 찾아가려고 노력해야 되는 사람이기도 하다. 도전한 위험하고, 완성된 결과를 낳지 못할 수도 있지만 만약 뭔가 '반짝'한다면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강철비'에서 북한 1호를 데리고 남한으로 피신한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 역의 배우 정우성. (사진=NEW 제공)
영화 '강철비'에서 북한 1호를 데리고 남한으로 피신한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 역의 배우 정우성. (사진=NEW 제공)
▶ 정우성하면 '선행'이나 '잘생김'으로 대중에게는 굉장히 호감이 있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영화에 대한 기대로까지 이어진다고 생각하나.

- 그런 기대치는 없다. 나는 밖에서 보여지는 '정우성'에 대한 이미지를 스크린에 사용한 적이 없다. 그래서 극장 안에서 나를 만나는 관객들은 당황하기도 하고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기도 한다. 나는 그것과 끊임없이 충돌하면서 배우로서 내가 찾아가는 길에 대한 뚝심을 꺾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밖에서의 내 이미지는 잘생긴
정우성, 그리고 좋은 사람이 아닐까.

▶ 블랙리스트 발언도 그렇고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을 패러디한 것도 그렇고 다소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통쾌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 배우라는 직업이기에 위험성이 있을텐데 그럴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 내가 어떤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옹호하거나 비판하지는 않는다. 패러디는 했지만 정당함을 바라는 국민의 마음으로 그런 거다. 국민이면 누구나 느끼는 화나고 불합리한 것들에 대한 외침이었다. 그러나 유명세를 이용해 어떤 정치적인 성향을 지지하게 하려는 계산적 발언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하느냐 마느냐는 결국 개개인의 선택이다. 내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도 존중하면서 내 생각은 이렇다고 말하면 되는 거다. 알아둬야 하는 건 분명히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이미지에 색이 입혀진다는 사실이다. 그걸 감당할 준비를 하고 말을 해야 한다. 스크린에서 여러 역할을 보여줘야 되는 배우들은 색이 진해지면 스크린보다 그게 먼저 보이게 되는 경우가 있어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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