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PM 준케이 "싸이월드 일기장 보며 20대 돌아봤죠"

"저의 20대를 돌아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새 솔로 앨범 '나의 20대'를 들고 돌아온 2PM 준케이의 말이다.

준케이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국내에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앨범인 '나의 20대'에 자신이 직접 겪은 사랑, 이별, 고민, 그리고 성장통을 담아냈다.

앨범 발매일인 27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준케이는 "올해로 만 29세가 됐다"며 "20대의 내가 바라본 다양한 시선들을 노래에 담고 싶었다"고 했다.

그렇게 탄생한 앨범인 '나의 20대'에는 타이틀곡 '이사하는 날'을 비롯해 '솔직히 말할게', '11월부터 2월까지', '왜', '나의 20대' 등 총 5곡이 담겼다.

"20대에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2PM 멤버들과 가족 같은 관계가 될 수 있었던 일화도 있었고,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는 아픈 일을 겼기도 했죠.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며 깨달은 점이 많아요. 지금도 여전히 성장해가는 과정에 있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저의 20대를 노래로 풀어내고 싶었어요."

준케이는 앨범에 담긴 전곡의 작사, 작곡을 맡은 것은 물론 프로듀싱을 담당해 음악에 진정성을 더했다.

그는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20대를 돌아봤을까. 이 같은 물음에 준케이는 2000년대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정말 오랜만에 싸이월드에 들어가 봤어요. 다행히 계정이 살아있더라고요. 로그인을 하고 20대 초반에 비공개로 작성했던 다이어리를 읽어봤는데 연습생 시절, 월말 평가를 끝내고 난 뒤의 안타까운 마음 같은 것들이 적혀있었어요. '김준수(준케이의 옛 본명), 너 왜 그랬니' 같은 글이요. 하하. 사진 밑에 붙였던 오글거리는 글들도 다 찾아봤어요. '아, 내가 20대 때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메모장에 적어 앨범 작업에 활용했고요."

이별한 연인과의 추억에 대해 노래한 서정적인 멜로디의 타이틀곡 '이사하는 날'이 만들어진 과정도 흥미롭다.

애초 올해 안에 군에 입대할 예정이던 준케이는 5년간 거주한 집을 정리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콘서트 도중 무대에서 추락, 오른쪽 팔꿈치를 다쳐 입대 일정이 미뤄지게 됐고, 갑작스럽게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사하는 날'은 이 같은 과정에서 탄생한 곡이다.

"5년 동안 살았던 집을 떠나려니 기분이 묘했어요. 특히 가구들이 빠져나간 공간이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사 전날 밤, 집을 둘러보며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 메모를 했어요. 그리고 문득 가구들뿐만 아니라 연인과 함께했던 추억까지 사라지는 것 같다는 내용으로 가사를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JYP 후배 가수 박지민과 아이오아이(I.O.I) 출신 소미, 래퍼 더블케이는 피처링으로 참여해 준케이에게 힘을 실었으며,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수장인 박진영 프로듀서는 이번 앨범의 음악적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을 줬다.

"지난해 첫 솔로앨범 타이틀곡 '씽크 어바웃 유(Think about you)'는 퓨처 알앤비 곡이었어요. 당시 (박)진영이 형은 좋아하셨지만 회사에선 '생소하다' '이게 무슨 노래냐'는 반응이 나왔다고 해요. 새 앨범을 작업하면서 음악 스타일에 대한 고민이 컸는데 진영이 형이 '이번에는 네 얘기를 쓰되, 음악 스타일은 대중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해보라'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많은 도움이 되었고 고집 부리지 않고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20대 끝자락에서 바라본, 그리고 돌아본 것들에 대해 노래한 준케이는 내년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내년 1월에 우측 팔꿈치에 있는 철심을 뽑는데 그렇게 되면 입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팔꿈치가 부러지면 팔이 다시 완전히 펴지기 힘든데 재활운동을 하면서 노력한 덕분에 상태가 많이 좋아졌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병원 역사상 가장 빠른 회복 속도라고 하셨죠. (미소). 그저께 첫 외박을 나온 (옥)택연이와 만났는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곧 군대에 가야하는 입장에서 걱정이 많았는데 덕분에 마음이 조금 차분해 졌어요."

멤버들의 잇단 군입대로 '완전체 2PM'은 당분간 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준케이는 "20대에 경험한 가장 고마운 일은 2PM 멤버들과 만난 것"이라며 "빨리 다 같이 뭉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인터뷰 말미, 준케이에게 30대를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에 대해 물었다.

"20대 때는 정말 정신없이 달렸어요. 30대는 조금 더 융통성 있게 살아가고 싶어요. (미소). 또 어떻게 하면 앞으로 오래오래 음악을 하며 무대에 설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할 것 같습니다."

CBS노컷뉴스 김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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