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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제가 눈물로 해명한 성추행 파문 '의문점' 셋

2017-11-07 18:18

배우 조덕제가 7일 오후 종로구 종로 2가에 위치한 피앤티스퀘어에서 여배우 성추행 논란과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배우 조덕제가 7일 오후 종로구 종로 2가에 위치한 피앤티스퀘어에서 여배우 성추행 논란과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촬영 도중 상대 여배우에 대한 성추행 혐의로 유죄(징역 1년·집행유예 2년·수강명령 40시간·신상정보 등록) 선고를 받은 배우 조덕제가 공식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2015년 4월 모 영화 촬영 도중 상대 여배우의 속옷을 찢고 바지에 손을 넣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제 대법원 상고심을 치르게 된 조덕제는 7일 서울 종로구 한 학원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2심 판결에서의 오류를 설명하며 전문 영화인들에 의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기자회견 도중 북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조덕제가 직접 밝힌 성추행 혐의에 대한 해명을 키워드에 따라 정리해봤다.

◇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

조덕제는 1심에서는 무죄,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재판부의 시각과 관점의 차이가 있었다. 1심에서 나는 영화 현장의 특수성, 촬영에서의 상황 등을 재판부에 알리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당시 촬영에 참여했던 많은 스태프들의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고, 그들이 증언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 연기를 업무상 정당 행위로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배우 측에서 항소해 시작된 2심은 조금 다르게 흘러갔다. 조덕제에 따르면 재판부는 여배우 측의 주장이 일관된다는 이유로 유죄 선고를 했으며 조덕제의 행위를 감독의 지시에 따른 연기적인 상황이 아닌 사회의 일반적인 성폭력 상황으로 받아 들였다.

이를 두고 조덕제는 "영화 장면에 몰입한 상태인 배우의 열연을 마치 현실 상황에서 흥분한 범죄자가 한 행동이라고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런 느낌이 들었다면 배우는 감독의 지시와 배역에 충실한 것이고, 리얼리티를 잘 살렸다는 칭찬을 받는 게 맞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영화적인 리얼리티로 인해 마치 그것이 실제 현실에서 일어난 것처럼 혼동을 한다면 정확한 판단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2심 재판부는 내가 추행을 했다는 명확한 근거를 밝히지 못했다. 연기를 하다가 일시적, 우발적으로 흥분해서 그럴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조단역 배우가 수많은 스태프들이 있는 현장에서 일시적 흥분을 하거나 성추행을 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주장도 했다.

조덕제는 "연기를 하다가 순간적, 일시적, 우발적으로 흥분해 성추행을 했다는 것은 정신병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 여배우 대 남배우의 갈등?

조덕제는 해당 사건이 배우 대 배우의 문제로만 비화되는 것에 유감을 표했다. 현장의 컨트롤타워였던 감독에게도 책임 소지가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당시 부부 사이의 강간을 연출하는 장면의 성격 상 강한 몸짓의 연기가 오고 갈 수밖에 없었기에 촬영장은 긴장된 상태였고 가까운 거리에는 감독과 카메라 스태프들의 시선이 있었다"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은 감독이 해야 할 또 다른 의무일 것이다. 촬영 상황이 문제가 됐다면 여배우는 촬영을 멈춰달라고 요구해야 했고, 감독 역시 NG를 외치며 상황을 정리했어야 됐다. 그러나 감독은 '오케이' 사인을 내며 만족스러운 촬영이라고 했고, 주연 여배우는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수위가 높다며 촬영이 끝난 후에야 감독과 따로 독대를 했다"고 이야기했다.

감독은 조덕제가 사과하는 선에서 일이 마무리될 줄 알았지만 여배우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결국 이로 인해 법적 공방에 휘말렸다는 것이다.

조덕제는 "결국 촬영장의 최고 서열이라고 할 수 있는 주연 여배우와 감독이 한 편이 되어 조역을 맡은 나를 영화에서 하차시키는 상황으로 몰고 갔다. 사건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법정으로 옮겨졌고, 배우로서 살아온 평생의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힘든 싸움이 되고 말았다"고 토로했다.

◇ 여성단체와 함께 한 영화단체?

조덕제는 특히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등 영화인 단체들이 1심 판결 이후 여배우 편에 서서 자신을 외면해 온 것에 대해 불합리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조덕제는 "정작 영화인을 위한다는 몇몇 단체들은 재판 중임에도 불구하고 사건에 개입하기 시작해 어떤 사실관계나 진상조사도 없이 맹목적으로 나를 비난하고 규탄, 매도, 공격했다. 외부 여성관련 단체와 더불어 2심에서 유죄가 되도록 온갖 방법을 동원해 나를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의 편을 들어주는 것은 인지상정이겠지만 부부 강간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점에서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봤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여배우 측에 섰던 여성 단체들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조덕제는 "여성관련 단체들은 언제라도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편에 선다는 자신들의 편협한 논리를 앞세워 기자 회견, 규탄 대회, 성명서 낭독, 포럼 등을 개최해 마치 전체 영화계에 성폭력이 가득하다는 식으로 영화계를 매도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영화계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 단체들이 아닌 영화인 전체가 나서서 진실을 검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덕제는 "이 문제는 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영화인 전체의 문제다. 이 사건이 빌미가 돼 영화계와 무관한 외부 여성 잔체들에 의해 매도되고 좌지우지 되는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나 말고 다른 억울한 희생자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사건을 영화인들의 손으로 철저히 진상 조사하고 검증해 달라. 나를 조사한다면 어떤 시험대라도 오르겠다. 영화인들이 조사하고 검증한 결과라면 마땅히 존중하고 받아들이겠다"고 이야기했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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