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1점차 지킨 김세현과 KIA 불펜, 진정한 시험대 극복

2017-10-28 17:16

KIA 마무리 김세현이 2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6-3 팀 승리를 지킨 뒤 포수 한승택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KIA 마무리 김세현이 2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6-3 팀 승리를 지킨 뒤 포수 한승택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의 불펜은 2017 타이어뱅크 KBO 정규리그 내내 약점으로 지적됐다. 불펜이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5.71로 리그 전체 8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V11'에 도전하는 KIA의 불안요소로 꼽혔다.

KIA 불펜은 지난 2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6회까지 버틴 선발 헥터 노에시에 이어 7회부터 심동섭, 임창용, 김세현이 차례로 등판해 나란히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KIA 불펜은 3이닝동안 1피안타 2볼넷만을 내줬고 탈삼진을 총 5개나 솎아냈다. 10월3일 정규리그를 마치고 무려 23일만에 실전에 나선 KIA 투수들에게서 충전된 힘이 느껴졌다.

하지만 KIA 불펜에게는 여전히 증명할 부분이 남아있었다.

KIA가 불펜을 가동할 당시 스코어는 3-5. KIA는 두산에게 2점차로 뒤져있었다. 근소한 점수차이긴 했지만 지고 있을 때 등판하는 것과 리드를 지키기 위해 등판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천지 차이다.

KIA 불펜은 2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7회까지 2실점 호투를 펼쳤던 선발 팻딘이 8회말 선두타자 민병헌에게 안타를 맞았고 오재원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KIA는 4-2로 쫓긴 상황에서 무사 1,2루 위기에 처했고 다음 타자는 3번 박건우, 그 뒤에는 타격감이 절정에 올라있는 좌타군단 김재환과 오재일이 있었다.

김기태 KIA 감독이 꺼내든 첫 번째 불펜 카드는 임창용이었다. 지난 해까지 포스트시즌에서만 무려 33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을 믿었다.

불펜투수가 이닝이 시작될 때 등판하는 것과 주자가 있는 무사 상황에서 등판하는 것 역시 심리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게다가 점수차는 2점, 1루에는 동점주자가 나가있었다.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임창용이 첫 번째 불펜 주자라는 무거운 짐을 어깨에 안았다.

두산은 번트 대신 강공으로 맞섰다. 임창용은 박건우를 중견수플라이로 처리하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KIA에게는 결정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KIA 임창용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KIA 임창용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KIA는 김재환의 타석 때 좌완 심동섭을 등판시켰다. 심동섭의 올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320)은 우타자 상대 기록(0.301)보다 오히려 높았다. 그래도 KIA는 왼손투수가 왼손타자에게 강하다는 속설을 믿었다.

김재환은 심동섭의 초구를 때려 우전 적시타를 쳤다. KIA는 1점차로 쫓겼고 1사 1,3루 위기가 이어졌다.

이때부터 KIA 불펜의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김재환에게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안타를 맞은 심동섭은 오재일을 상대로 슬라이더 3개를 연거푸 던져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 상황을 만들었다. 이어 시속 142km짜리 직구를 높게 뿌렸고 정확한 타격에 실패한 오재일은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올 가을 가장 뜨거운 타자를 이렇게 잡아냈다.

이어 김세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세현은 시즌 중반 넥센 히어로즈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해 시즌 막판 마무리 투수로 입지를 굳힌 KIA 불펜의 기대주다. 김세현은 초구 150km짜리 직구로 양의지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 가볍게 동점 위기를 막아냈다.

KIA는 9회초 대타 나지완의 투런홈런으로 스코어를 6-3으로 벌렸다. 천금같은 투런홈런이었다. 1점차로 앞선 9회 등판과 3점차 등판 역시 심리적으로 천지 차이를 보인다. 김세현은 9회말 여유있게 두산 타자들을 처리하고 6-3 팀 승리를 지켰다. KIA 불펜은 진정한 시험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정규리그의 불안을 날려버렸다.

잠실=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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