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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훈, 남다른 길을 걸어왔기에 더 주목되는 스타

2016-11-23 07:28

왕정훈자료사진.
왕정훈자료사진.
[마니아리포트 임정우 기자] 왕정훈(21)이 2016년 유러피언투어에서 최고의 루키 시즌을 보냈다. 왕정훈은 올 시즌 2승을 거뒀고, 레이스 투 두바이 랭킹 16위로 신인상 수상이 유력하다. 왕정훈은 지난 8월 한국 대표로 리우올림픽 남자 골프에도 출전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

왕정훈은 그동안 걸어온 길이 남다르다.
왕정훈은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주목을 받았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필리핀으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중학교 3학년 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왕정훈은 한국에서의 성적이 없다는 이유로 국가대표 선발 자격을 얻지 못했다. 여기에 외국에서 학교를 다녔던 왕정훈이 한국으로 오면서 한 학년 유급이 됐기 때문에 대회에 나가면 다른 부모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왕정훈은 결국 한국에서의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갔다. 절치부심한 왕정훈은 2011년 필리핀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제패했다.
그리고 2012년 17세의 나이로 프로에 진출하기로 했다. 나이 때문에 나이 제한이 없는 중국을 선택했다. 왕정훈은 2012년 상금랭킹 1위에 올랐고, 2013년부터는 아시안투어에 뛰어들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후 2014년 아시안투어 상금 21위, 2015년 9위로 끌어올렸다.

젊은 나이에 유럽 도전

왕정훈은 유러피언투어 시드도 없이 도전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모로코에서 열린 하산 2세 트로피 대회에서 덜컥 우승했다. 그는 이 대회 출전 자격조차 없었다. 대기 순번이었다가 어렵게 출전권을 따냈고, 우승까지 했다. 왕정훈은 이 대회 우승으로 유러피언투어 풀 시드를 얻었다.

분위기를 탄 왕정훈은 모리셔스오픈까지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렇게 되면서 세계랭킹을 끌어올린 덕분에 올림픽 무대까지 밟게 됐다. 원래 세계랭킹으로는 김경태가 올림픽 대표 자격을 얻게 됐지만, 김경태가 지카 바이러스 등을 이유로 출전을 포기하면서 왕정훈이 리우 티켓을 가져가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세계랭킹 50위 가시권

호사다마였는지, 왕정훈은 리우에서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올림픽 직후 위장독감에 걸려 한 달 간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부상 회복 뒤에도 이전의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왕정훈은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조여 맸다. 복귀전이었던 아시아 퍼시픽 골프 챔피언십 다이아몬드 컵을 시작으로 감을 끌어올렸다. 신인왕 경쟁자인 리하오퉁(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지만 왕정훈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왕정훈은 터키항공 에어라인 오픈 공동 13위를 시작으로 네드뱅크 골프 챌린지 준우승, DP 월드 투어 챔피언십 공동 17위에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왕정훈이 세계랭킹 62위(11월 20일 기준)에 오르며 세계랭킹 50위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은 더 큰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세계랭킹 50위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4대 메이저 대회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4개 대회 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출전한 대회에서 상위 120위권 안에 드는 상금을 획득한다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직행할 수 있다.

임정우 기자 lim@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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